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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빼려는 삼부토건, 안갯속 헌인마을 P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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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빼려는 삼부토건, 안갯속 헌인마을 PF

입력
2011.05.1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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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 30위권의 전통 있는 두 건설회사(삼부토건ㆍ동양건설산업)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내몬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발 사업이 건설사 및 관련 금융회사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표류하고 있다.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가 결정되는 이번 주가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우선 쟁점이 된 부분은 두 건설사가 각각 얼마씩을 부담해야 하느냐의 문제. 10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헌인마을 공동 시공사인 삼부토건은 회생절차 결정 시점인 11일까지 PF대주단과의 협상을 끝내고 회생절차 신청을 철회할 계획이다.

삼부토건의 계획은 회사가 보유 중인 르네상스서울호텔(자산가치 약 1조원)을 담보로 잡히고 7,000억원을 빌려, 이 돈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2,100억원의 절반을 상환한 뒤 시공사에서 빠지겠다는 것. 헌인마을 사업 자체를 포기하고 회생절차 신청을 철회하는 식으로 마무리 하겠다는 얘기다.

나머지 ABCP는 PF 대출을 각각 절반씩 책임지기로 한 동양건설이 책임져야 한다는 게 삼부토건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동양건설은 "삼부토건에 연대 지급보증 책임이 있기 때문에 절반만 부담하고 사업에서 빠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 "삼부 측이 상대적으로 자금에 여력이 있는 만큼 2,100억원의 ABCP 중 1,500억~1,600억원 정도는 부담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동양건설의 주채권은행(신한은행)도 "삼부토건이 시공사에서 빠지면 동양건설 혼자 사업을 주도할 여력이 없어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삼부 측의 해법을 반대하고 있다.

관련 은행들의 이해관계가 다른 것도 사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다. 우리은행은 삼부토건의 주채권은행이지만 이에 앞서 헌인마을PF사업의 정상화를 주도하는 입장인 반면, 동양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PF사업과는 이해관계가 없는 상태. 서로 다른 처지에서 두 은행이 자기 부담을 줄이려 하다 보니 결론이 쉽사리 나지 않고 있다.

PF 대주단을 주도하는 우리은행 등은 동양건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측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동양건설에 아파트 매출권을 담보로 자금지원을 한 뒤에 ABCP 기한을 연장하고, 이어 기업회생절차를 철회하는 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헌인마을이 문제의 핵심인 만큼 PF대주단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입장. 우리은행 등이 자금을 지원한 다음에야 동양건설의 주채권은행이라는 입장에서 자금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에서는 공동 시공사와 채권은행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이중으로 얽혀 있는 만큼 헌인마을 사업에 대한 조속한 결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삼부토건은 회생절차 개시 11일까지 채권단과의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으면 법원에 결정 시한 연장을 요청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양건설도 삼부토건의 협상을 지켜보며 14일로 예정된 회생절차 결정 시한 연장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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