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냄새 난다며 노모 죽인 아들

서울 광진경찰서는 기저귀에 대변을 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로 신모(51)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5일 오후 2시께 광진구 자택에서 어머니 임모(79)씨가 기저귀에 대변을 본 사실을 뒤늦게 알고 “냄새 나는데 왜 말하지 않았느냐”며 임씨를 때려 이튿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신씨는 자신이 때린 후 어머니가 의식을 잃자 119구급대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수술에 큰 비용이 드는 뇌출혈 진단을 받자 가정형편 등을 이유로 집으로 다시 데려간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다음날인 6일 오후 6시께 신씨는 어머니가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다른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임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는 자신의 폭행 사실을 숨기고 어머니 장례를 치르려고 했다”며 “병원에서 ‘사인이 자연사가 아닌 외인사(外因死ㆍ타살 자살 등)로 기재된 시신이 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혼한 뒤 어머니와 함께 생활해 왔으며, 어머니 임씨는 허리 수술로 거동이 불편해 기저귀를 차고 생활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