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과 달리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흐지부지 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참모진 개편 폭이 축소되고, 참모진 개편 시기도 한나라당의 전당대회가 끝난 뒤인 7,8월로 늦춰질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의 비주류 원내대표 탄생과 중폭 개각을 통해 어느 정도 여권 쇄신이 이뤄졌다고 생각하고, 슬그머니 청와대 개편론을 철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유럽 3개국 순방을 위한 출국 직전 관저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티타임을 갖고 청와대 개편과 관련, "한나라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자리 잡는 것을 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편 폭과 관련해서도 "필요한 자리만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유임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백용호 정책실장 역시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오랫동안 보좌했다는 점에서 유임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임 실장은 지난달 4ㆍ27 재보선 참패 이후 이 대통령에게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검토할 것을 건의했다. 이에 이 대통령도 개각과 함께 참모진 개편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했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늦어질 것으로 알려지자 여당 일부에서는"우려가 현실이 되는 분위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당의 한 의원은 "청와대가 국민의 열망을 외면하고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것 같다"면서 "참모진들이 재보선 패배 이후 스스로 사의를 표명한 만큼 국민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다른 의원도 "앞으로 당이 중심이 돼 당청 관계를 확실하게 주도해 나가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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