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발(發) 쇄신 바람에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개혁 논의의 시동을 걸고 나섰다.
손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권이 자기 변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며 "민주당 역시 미래를 향한 자기혁신의 흐름을 놓치지 말고 혁신ㆍ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어 ▦당원구조 및 공천제도 개혁 ▦인재영입 ▦야권통합 등을 당내 개혁을 위한 3가지 과제로 제시했다.
천정배 최고위원이 이끄는 개혁특위에서는 당 대표 선출 시 전당원 투표제, 대통령 후보와 국회의원 선출 시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혁안을 준비해 왔다. 당권은 당원에게, 선출직 후보는 국민이 직접 뽑는다는 취지로 개혁특위가 지난 2월까지 논의해 왔던 것이다.
또 인재영입은 손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손 대표는 조만간 당 내에 인재영입위원회를 띄우고 본인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당 쇄신에 힘을 실어 줄 외부 수혈에 주력할 계획이다.
손 대표는 사석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를 거명하는 등 구체적인 영입 대상들을 이미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통합 역시 이번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나타났듯 손 대표가 주목하는 가치다. 이에 따라 이인영 최고위원이 주도하는 연대연합특위를 중심으로 민주당의 야권통합 행보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개혁과 당 밖의 인재영입을 추진하면서 야권통합이란 큰 틀로 다가서겠다는 것이 이날 드러난 손 대표의 정치구상인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공천 방식 개정 등 일부 당 개혁안에 대해 회의적인 소리도 나온다. 인위적인 물갈이가 상향식 공천제도라는 개혁의 방향과 맞지 않는 데다, 자칫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내 '줄세우기'논란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손 대표 주변에서는 진보진영 인사의 대거 영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손 대표의 '좌 클릭 행보'를 통해 최근 불거진 당 내 왼쪽 진영의 견제를 극복하자는 취지에서다. 게다가 진보신당과 민노당과의 연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도 들어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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