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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심장 돌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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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심장 돌연사

입력
2011.05.0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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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생명의 근원이다. 에는 '심(心)은 군주(君主)의 관(官)으로 신명(神明)이 나오는 곳이다'라고 적혀 있다. 음양으로 보면 '양중(陽中)의 태양'이다. 성질이 화(火)에 속해 계절 중 여름과 통한다. 둥글면서도 위가 뾰족해 아직 개화하지 않은 연꽃 모양이다. 속이 비어 있는 4개의 방으로 된 근육성 장기로 주먹만한 크기이다. 심근(心筋)은 팔다리 근육과 달리 나이가 들어도 약해지지 않는다. 무게는 성인 여성이 평균 255g, 남성은 평균 310g이다. 1년에 4,200만 번 수축하며 약 26만ℓ의 피를 방출한다.

■ K리그 제주유나이티드의 신영록(24) 선수가 경기 출전 3분 만에 심장쇼크로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졌다. 국내 프로축구 리그에서는 첫 사례이지만, 외국에선 경기 중 심장 돌연사가 종종 발생한다. 카메룬 대표팀의 미드필더 비비앙 푀, 포르투갈 벤피카에서 활약하던 헝가리 출신 공격수 미클로스 페헤르 등이 경기 중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져 숨졌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롯데자이언츠의 포수 임수혁 선수가 2000년 4월 경기 도중 2루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심폐소생이 늦어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지난해 숨졌다.

■ 축구는 강철 체력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스포츠이다. 격렬한 몸싸움이 90분 간 쉼 없이 반복된다. 22명의 강인한 남성들이 기관차처럼 질주하고 부딪치며 차고 구른다. 그 에너지의 원동력이 심장이다. 그래서 축구선수의 심장은 흔히 기관차의 엔진에 비유된다. 축구경기 중 돌연사의 원인은 십중팔구 심장 이상이다. 가장 흔한 게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다. 임 선수가 쓰러진 것도 부정맥 탓이었다. 심장이 혈액을 뿜어내지 못해 뇌가 저산소증에 빠지면서 의식불명이 된 것이다. 부정맥의 원인은 가족력과 관련이 깊다.

■ 젊은 선수들의 심장 발작은 예방이 쉽지 않다. 체력에 자신이 있어 운동 중의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심장 발작이 경기 중 돌연사의 주요인이긴 하나, 선수 100만명 당 한두 명 꼴로 드물게 일어난다. 문제는 일반인이다. 나이가 들면 관상동맥이 좁아져 생기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이 돌연사의 주요 원인이 된다. 심장병은 한국인 사망원인 3위이다. 심장 발작은 대부분 집에서 일어나고 최초 발견자는 가족인 경우가 많다. 발작 5분 내 응급 심폐소생을 받지 않으면 뇌에 피가 공급되지 않아 뇌기능이 정지된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응급 심폐소생술 정도는 익혀두자.

고재학 논설위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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