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대장경은 해인사 팔만대장경(재조대장경)보다 200여년 앞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이다. 1011년(현종 2년) 판각이 시작돼 덕종, 정종, 문종을 거쳐 선종 4년인 1087년 완성됐다.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한 고려인들의 염원이 담긴 대형 국책사업이기도 했던 초조대장경은 1232년 몽고군에 의해 경판이 모두 불에 타 없어지기 전까지 고려의 정신적 문화적 상징이었다.
부처님 오신 날인 10일 오전 10시에 방송하는 SBS 특집 다큐멘터리 '깨어있는 천년, 고려대장경'은 7년 여간의 초조대장경 복원 과정과 그 안에 담긴 불법의 의미를 되짚는다.
초조대장경 관련 사료는 일본 난젠지(南禪寺)와 국내 박물관에 남아있는 인쇄본 2,000여권뿐. 한국과 일본 연구진은 고려대장경 복원사업에 뛰어들어 흩어져 있는 자료를 모으고 통합해 마침내 올해 초조대장경을 첨단 디지털 기술로 부활시켰다. 제작진은 난젠지에 보관된 대장경 인쇄본 1,800여권이 공개된 2004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올해 초 1차분 100권 복원을 마친 한국 고려대장경연구소 사람들과 참여한 스님들을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불교경전의 총체인 대장경은 부처가 생전에 행한 말씀과 행적의 기록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인도에서 시작해 중국을 거쳐 한국에서 꽃을 피운 대장경의 여정과 인류가 이룬 인문학적 성취들이 담겨있다. 아시아 대륙 역사를 아우르는 거대한 인문학 콘텐츠인 대장경의 가치와 의미도 재조명한다.
MBC도 특집 다큐멘터리 '초조대장경'(밤 12시 30분)을 편성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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