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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朴에 눈도장 찍자" 꼴불견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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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朴에 눈도장 찍자" 꼴불견 마중

입력
2011.05.0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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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8시쯤, 인천국제공항 귀빈실. 대통령특사로 9박11일간 유럽 3개국을 순방하고 귀국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나타나자 전∙현직 의원 20여명이 몰려들었다. 서병수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영선 유정복 이성헌 서상기 이학재 김선동 이한성 조원진 김옥이 허원제 의원 등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들과 노철래 김정 윤상일 송영선 의원 등 미래희망연대 소속 의원 등 20여명이었다. 최근 '새로운 한나라'라는 모임을 결성해 당정청 쇄신을 촉구하고 있는 구상찬 현기환 의원도 보였다. 이 가운데 일부 의원은 이날 새벽 지역구인 영남에서 출발해 공항을 찾았다. 꽃을 들고 온 의원도 있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이들은 곧바로 병풍처럼 박 전 대표를 둘러쌌다. 박 전 대표는 이들과 인사를 나누며 "다 앉지도 못하시는데, 이 시간에 나오려면 몇 시에 나오신 거예요?"라고 물었다. 박 전 대표는 이들 앞에서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로 비주류인 황우여 의원이 선출된 것과 관련, "축하 드리고 국민 뜻에 부응해서 잘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귀빈실 풍경은 10여일 전 박 전 대표가 출국할 당시의 '데자뷰(이미 본 것)'였다. 지난달 28일 박 전 대표가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할 때 공항에는 의원 30여명이 나왔다. 출국 당시의 과도한 환송 모임에 대한 비판 여론 등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이번에는 공항을 찾은 의원들이 좀 줄었다.

한국 정치에서 여야 대선주자나 정치권 실세가 출입국할 때마다 공항에서 과도한 환영 행사가 벌어지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물론 의원들의 공항 도열은 박 전 대표가 시킨 것은 아니다. 의원들이 내년 총선 공천 등을 의식해 '눈도장'을 찍기 위해 공항에 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유력한 '미래 권력'으로 거론되는 박 전 대표와 함께 사진을 찍어 지역구 홍보용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가졌을 수도 있다. 어쨌든 '세몰이' 정치는 이제 그만뒀으면 한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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