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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업스타트' 대표 유영석씨 "가난한 예술가 후원하시면 보답도 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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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업스타트' 대표 유영석씨 "가난한 예술가 후원하시면 보답도 해드려요"

입력
2011.05.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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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소재로 한 만화가의 작품이 출판될 수 있도록 후원금을 낸 사람들에게 단행본을 주고, 고양이를 키워주는 탁묘(託猫)서비스도 제공할 겁니다."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만난 사회적 기업 '업스타트' 대표 유영석(31)씨는 자신의 '문화예술가 지원사업' 서비스 시작을 앞두고 자신 있게 설명을 이어갔다. 업스타트는 화가 인디밴드 작가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창작이 어려운 예술가들로부터 활동계획서를 받아 웹사이트에 올린 뒤 후원자가 원하는 예술가나 프로젝트에 기금을 대주는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회적 기업의 대표주자인 아름다운가게가 후배 사회적 기업을 양성하기 위해 3년간 매달 15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 '뷰티풀 펠로'로 선정한 4팀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유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주간 미국 캘리포니아의 싱귤래러티대(Singularity University)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사업을 구상했다. 싱귤래러티대는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의 후원을 받아 첨단과학과 미래학을 가르칠 목적으로 세운 학교다.

유씨는 특히 '인공지능과 미래사회'란 강의를 인상 깊게 들었다. "교수님이 '1997년 컴퓨터와 체스 대결에서 인간이 패했듯 점차 인간은 생존 한계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죠.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 문화 예술분야 지원을 통한 창의성 개발이었습니다."

그는 생각을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서강대 공대생 이지섭(26)씨, 한술예술종합학교 디자인과를 졸업한 박소영(28)씨, 이한나(23)씨 등 5명이 함께 모여 올 2월부터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마케팅 기법 등을 마련한 것이다.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돕는 인큐베이팅 회사 OEC(Open Entrepreneur Center)의 도움으로 법률 회계 관련 상담을 받고 사무실도 얻었다.

사실 유씨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공기업 주재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세 살 때부터 미국 일본 한국 등을 오가며 국제감각을 익힌 그는 대학에 다니던 2004년 1월부터 5개월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무실에서 집행비서로 일했다.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중재로 인도의 에이즈약 개발회사가 아프리카 국가에 싼 값에 대량으로 약을 제공하는 계약이 성사됐죠. 퇴임 후에도 여전한 영향력을 지닌 그를 보면서 신뢰와 사회적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유씨는 그 해 8월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 해외봉사단원으로 스리랑카에서 봉사활동을 했고, 2008년부터 2년간은 유엔 우주사무국에서 인공위성으로 태풍 지진 등을 관찰하며 재난관리 업무를 하는 등 경험을 쌓았다.

업스타트 추진 과정 중 난관도 있었다. 후원자들에게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형태가 과거에 없었던 탓에 '기부'와 '구매' 두 부분의 법적 기준을 모두 충족시켜야 했다. 유씨는 "사업자등록 때 업무성격을 설명하고 관련 서류를 더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후원하고 보답도 받는 양쪽의 장점을 살린 새로운 모델을 개척한 셈"이라고 자부했다.

유씨는 도전을 앞두고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보통 기업은 돈은 많이 벌지만 세상을 변화시키기는 힘들잖아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널리 퍼져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업스타트는 9일 홈페이지(www.upstart.kr)를 열고 서비스를 시작한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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