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가구 중 1가구 이상은 가계빚에 대한 이자 지급을 연체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0년 가계금융조사(부가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기준으로 최근 6개월간 대출 이자를 연체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13.0%로 나타났다. 이자를 연체한 이유로 소득이 감소해서라고 응답한 경우가 47.3%로 가장 많았고, 예상치 못한 지출(24.5%), 자금융통 차질(15.2%)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원금을 상환하지 못한 가구도 10.3%나 됐다. 저축을 통한 상환자금 마련에 실패했거나(43.7%), 부동산 처분을 못해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경우(17.6%)가 원금을 못 갚은 주요 원인이었다.
또한 상당수 가구가 물가 불안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6개월간 생활비가 1년 전에 비해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가 54.4%로 감소했다고 답한 15.5%보다 월등히 많이 나타난 것. 지난해 말부터 고물가 추세가 본격화됐다는 점을 반영하면, 지금 시점에서 이 비율은 훨씬 더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생활비가 가장 크게 늘어난 항목은 식료품비(30.4% 응답)였고, 사교육비(22.6%)와 병원비(14.5%), 대출이자(9.8%) 등도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현재 부동산 가격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61.4%에 달해, 낮다고 생각하는 비율(14.7%)을 압도했다.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 전망하는 비율(42.5%) 역시 하락을 예상하는 응답(21.7%)의 2배에 달했다. 가계가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물가상승(32.2%), 소득감소(20.9%), 경기침체(15.3%), 고용불안(9.6%) 등이 지목됐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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