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시절 경이적인 골 레이스를 펼치며 ‘득점 기계’라는 별명을 얻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6ㆍ레알 마드리드)는 2009년 여름 8,000만 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이적료에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둥지를 옮겼다. 수려한 외모까지 겸비해 데이비드 베컴의 뒤를 잇는 ‘축구 아이콘’으로 군림하는 슈퍼스타다.
그러나 호날두는 스페인 무대를 밟은 후 단 한번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FC 바르셀로나의 상징 리오넬 메시(24)의 벽을 뛰어 넘지 못한 탓이다. 지난 4월부터‘엘 클라시코(El Clasico)’라고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맞대결이 네 번 연속 펼쳐졌다. 호날두는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바르셀로나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엘 클라시코 4연전의 백미’로 불렸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경기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반면 메시는 UEFA 챔피언스리그 1차전 원정 경기에서 2골을 터트리며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메시의 완승으로 끝나는 듯 보였던 두 사람의 맞대결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2위)와 FC 바르셀로(1위)나의 우승을 향한 레이스는 뒤집어지지 않을 듯 하지만 호날두와 메시의 골 경쟁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게 됐다.
호날두는 8일(한국시간)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 경기장에서 열린 세비야와의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혼자 4골을 쓸어 담으며 팀의 6-2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 23분 슈팅이 골대를 때린 호날두는 전반 30분 페페의 도움으로 첫 골을 성공시켰고, 후반 19분부터 31분까지 12분 사이에 3골을 작렬하며 포효했다.
호날두는 이로써 올 시즌 46골을 기록하며 맨유에서 활약하던 2007~08 시즌 최다 골 기록(42)을 넘어섰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 기록은 33골. 메시(31골)에 2골 차로 앞서며 득점왕 선두로 나섰다. 막판 특유의 골 폭풍을 몰아치고 있는 호날두가 메시를 누르고 ‘득점 기계’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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