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라면 생산업체 인수ㆍ 합병(M$A)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야쿠르트 라면스낵사업부 인수설에 이어 이번에는 삼양식품이 타깃이 됐다. 올해 초부터 롯데마트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롯데라면’으로 시장에 뛰어든 롯데가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기존 업체의 M&A이기 때문. 특히 롯데가 최근 몇 년간 그룹차원에서 덩치키우기 작업에 착수, 공격적 M&A에 나서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인수설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6일 오전 증권가에서 롯데의 삼양식품 인수설이 나돌면서 전일 2만 7,850원에 장을 마감한 삼양식품의 주가는 한때 상한가를 기록하며 3만 2,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오후 들어 롯데와 삼양식품 모두 인수설을 부인, 주가는 하한가까지 곤두박질하며 전날보다 4,100원 하락한 2만 3,750원에 마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롯데의 삼양식품 인수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매각 제의를 받은 적도 없으며, 제의가 들어와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도 “최근 삼양식품 공장을 견학, 방문한 사실이 확대 해석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야쿠르트에서 납품 받아오던 롯데라면이 최근 매운맛, 해물맛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일부 제품의 추가 납품에 삼양식품도 참여하게 됐는데,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이뤄진 공장견학이 와전됐다는 것. 지난해 말에도 롯데가 한국야쿠르트 라면스낵사업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퍼지며 논란이 됐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당시 “매각 검토가 전혀 없었다”며 “사업부 일부만 떼내 매각한다는 소문에 직원들 동요가 일어 절대 매각은 없다고 공언했다”고 말했다.
롯데의 라면업체 인수설이 계속 나오는 것은 라면시장에 대한 롯데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가 라면시장에 욕심을 내는 한 부동의 1위 업체인 농심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업체들에게 직ㆍ간접적으로 계속 구애를 펼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라면이 큰 인기를 얻어도 자체브랜드 제품이라는 특성상 시장 점유율 늘리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제조업체를 인수해 라면시장에 본격 뛰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벌써 롯데가 라면 제조업체 인수 후 강력한 유통라인을 바탕으로 시장에 나온다면 농심에 필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농심 69.3%, 삼양식품 13%, 오뚜기 10.5%, 한국야쿠르트 7.1% 등 순이다.
현재 롯데그룹의 태도도 묘한 데가 있다. 한 그룹 관계자는 이번 삼양식품 인수 해프닝에 대해 “최근 삼양식품 공장실사가 인수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이지, 인수 자체에 대한 부정은 아니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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