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훈 지음ㆍ이병량 그림
킨더주니어 발행ㆍ104쪽ㆍ1만1,000원
소설집 등으로 SF 장르 문학에 새로운 바람을 넣고 있는 소설가 배명훈(33)씨가 창작 동화를 선보였다.
끼익끼익은 도시에 사는 작고 투명한 소리의 요정. 널빤지나 철판이 내는 ‘끼익끼익’ 하는 소리를 질러 주는 일을 수행하는데 사물들의 아픈 마음을 대신 알려 주는 것이다. 이들이 어느 날 일제히 사라져 버린 뒤 건물 벽이 갈라지고 다리가 휘고 자동차가 멈추는 사고들이 잇따른다. 어린 소년은 세상의 사고가 끼익끼익이란 요정이 사라졌기 때문이란 것을 알고 그들을 찾아 나서는 내용이다.
작가는 지난해 터키 이스탄불 여행 중 노면전차에서 들려온 ‘끼익끼익’ 소리를 듣고, 사물들의 위험을 알려 주고 구조 요청을 하는 요정을 창안했다고 한다. 세상의 위험을 알려 주는 이 요정의 비명은 우주적 상상력으로 확대돼 지구를 구하는 임무까지 부여된다.
기계음을 요정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숲이나 들이 아니라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을 위한 동화다. 작가의 개성 넘치는 SF적 상상력이 동화에서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림은 서울대 서양화과를 나온 이병량씨가 맡았다.
배씨는“어린이 책을 쓰려던 것은 아니었고, 뭔가를 썼는데 동화에 근접하는 이야기가 돼 여기에 그림이 곁들여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들이 내가 쓰지 않은 부분까지 자유롭게 상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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