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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우롱한 정부의 '유해 우유'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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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우롱한 정부의 '유해 우유' 발표

입력
2011.05.0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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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중인 우유에 포름알데히드가 섞여 있다는 건가 아니라는 건가, 그래서 아이들이 우유를 마음 놓고 마시라는 건가 말라는 건가. 낙지의 먹물에 카드뮴이 섞여 있느니 아니니 하며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서로 다른 잣대로 엉뚱한 판단을 내놓아 국민을 헷갈리게 만든 게 불과 몇 달 전이었다. 포름알데히드 역시 카드뮴과 마찬가지로 일반인들이 거의 '독약'처럼 여기고 있는 성분인데, 정부 기관의 발표는 너무나 무심하고 제멋대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28일 "포름알데히드가 첨가된 사료를 먹은 젖소에서 나온 원유로 우유를 생산ㆍ판매하고 있다"며 제품의 이름까지 공개했다. '포름알데히드 사료' 운운한 대목은 곧바로 '포름알데히드 우유'로 연결됐고, 소비자들은 불안하고 찜찜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지난 4일에는 "그 제품을 포함해 시판 중인 모든 우유를 검사한 결과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극미량 검출됐지만 우유에 자연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문제의 사료에 그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도 맞고, 시판되는 제품에 함유된 그 성분이 건강에 무해한 수준이라는 것도 맞다고 해명하고 있다. 발표 내용을 보면 제품에 함유된 포름알데히드 성분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엄격한 기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농림부 산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야 나름대로 사료와 원유, 시판 우유제품에 대한 명확한 개념 구분을 했겠지만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선 우롱 당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부가 포름알데히드가 함유된 사료 사용의 문제점을 발표하려면 생산된 우유제품의 유해성 여부도 제대로 확인했어야 한다. 지난해의 '낙지 먹물 파동'과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가 들었다, 카드뮴이 섞였다"하고 덜컥 발표해 놓고 "자세히 보니 건강에는 해롭지 않네요"하며 논란을 잠재우려 든다. 첫 발표도 못 믿고 연이은 설명도 신뢰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소비자들이야 잠시 다른 것을 마시고 먹을 수 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생산자나 판매상들은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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