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별 분양에 나섰던 많은 상가들의 분양이 실패하면서 상가 분양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정적인 월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등 상가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긴 했지만, 정작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주변을 살펴보면 투자했던 상가가 상권 형성이 안돼 투자했던 쌈짓돈을 고스란히 날릴 처지에 놓인 경우가 허다하다. 아파트와 같은 주택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미분양이 자연 해소되기라도 하지만, 상가를 비롯한 상업시설인 경우 특성상 초기에 상권이 형성되지 않으면 공실 증가와 상권 침체 심화 등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다.
그렇다고 모든 상업시설들이 다 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니다. 구제역의 한파 속에도 성업중인 삼겹살 집이 존재하듯, 시장 침체에도 군계일학으로 각광 받는 상가 상품도 존재한다. 여기엔 나름 성공 코드가 숨어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처럼, 우선 될 성 싶은 상업시설이라면 지역 랜드마크로서 손색이 없는 외관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디자인이란 강력한 마케팅 수단을 통해 집객 효과를 올리고 이를 통해 탄탄한 상권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또 쇼핑 외에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인지 여부도 중요한 요소다. 상업시설은 더 이상 유통산업의 다양한 소매업태가 집약된 1차원적 공간이 아니다. 이제 상업시설은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복합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도시 속에서 새로운 문화ㆍ레저체험이 가능한 대안적인 공간 기능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주말 쇼핑의 패턴을 보더라도 쇼핑과 외식, 문화생활 등은 독립적으로 이뤄지기 보다 함께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이런 소비 패턴에 주안을 둔 시설이 아니고서는 시장의 선택을 받기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소비의 트렌드가 변화하듯 앞으로 소비의 장(場)인 상업시설 역시 소비 패턴에 따라 진화를 하게 될 것이다. 크고 넓고 화려한 공간 제공만으로는 이제 상업시설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그 몫은 개발업자, 즉 디벨로퍼의 손에 달려 있다. 개발 첫 단계부터 소비 패턴의 변화와 새로운 시장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디벨로퍼의 자질이야 말로 성공한 상업시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첫단추인 셈이다.
도시와사람 하창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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