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방사선 누출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내부에 사고발생 후 처음으로 작업 인부가 투입됐다. 투입된 작업자들은 냉각장치를 신설하기 위한 첫 단계로 환기 호스를 설치했다.
5일 도쿄(東京)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건물내부에 작업자 2명이 산소통을 착용한 채 원자로 건물과 터빈실을 연결하는 이중문을 열고 들어가 건물의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이어 10명이 추가로 투입, 3명씩 4개조로 나눠 환기를 위한 대형 호스를 외부로 연결하는 공기정화장치 접속작업을 실시했다. 3월 12일 수소폭발 이후 작업 인부가 원자로 건물 내부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업자들은 이날 오후 3시10분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공기를 흡입하는 호스 4개와 깨끗한 공기를 내부로 공급하는 호스 4개를 각각 연결하는데 성공했다. 건물 내부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10밀리시버트(mSv)로 여전히 높은 상태였으나, 도쿄전력은 이날 작업자의 피폭량은 시간당 3mSv가량으로 건강에 해로울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대형호스와 연결된 공기정화장치에는 방사성 물질 흡착기가 설치돼있다. 도쿄전력은 사흘가량 환기를 실시, 원자로 건물내 방사선 농도를 낮춘 뒤 본격적으로 인부를 투입, 새로운 냉각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높이 15m의 쓰나미에 전력공급 기능이 상실된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가 당초 해발 35m에 위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도쿄(東京)신문이 5일 보도했다. 도쿄전력이 40여년전 정부에 제출한 자료 등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일대는 해안선을 따라 35m높이의 가파른 절벽이 이어져 있는 고지대였다. 그러나 여러가지 이유로 지반을 25m 파낸 뒤 원전이 지어졌다. 당시 원전계획에 참여했던 도요타 마사토시(豊田正敏) 전 도쿄전력 부사장은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표에서 25m 아래에 있는 비교적 단단한 이암(泥岩)층까지 파 내려갈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원전이 해수면에서 가까우면 냉각수로 활용할 바닷물 취수가 쉽고, 선박에서 핵연료를 내리기에도 편리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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