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치는 김무성·박지원 원내대표 공과 엇갈려
여야의 원내 사령탑을 1년간 맡아온 한나라당 김무성,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모두 곧 임기를 마친다. 한나라당은 6일, 민주당은 13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 때문이다.
국회 운영 문제를 총괄 지휘해온 두 사람의 지난 1년간 역할에 대해선 긍정적, 부정적 평가가 공존한다. 숱한 고비가 많았지만 두 원내대표는 우선 대화와 타협, 상생의 정치를 복원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취임 때부터 대화 정치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각각 '상도동계' '동교동계' 출신으로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오랫동안 정치를 배웠고, 사적으로는 '형님, 동생'하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는 일정 부분 현실화됐다. 지난해 6월 국회 때 세종시 수정안 처리 문제 등으로 파국이 예상됐던 상황을 무난히 풀어낸 게 대표적 사례였다. 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표결이라는 여당의 주장과 집시법 개정안 강행 처리 철회라는 야당의 주장을 서로 주고 받으며 합의를 이끌어내 파국을 막았다.
비록 여야 합의가 지켜지지는 못했지만 한_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4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던 것도 두 사람의 임기 막판 대화정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ㆍEU FTA비준안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함으로써 '마지막 합작품'을 만들어내려던 두 사람의 계획은 차질을 빚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전반적으로 '환상의 콤비'라는 말을 들어왔다. 하지만 좋은 때만 있지는 않았다. 지난해 연말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결국 몸싸움까지 벌이는 파행 처리 수순을 밟았다. 신뢰 관계에 금이 가서 서로 "믿지 못하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두 사람의 대화 정치가 오히려 '밀실 정치, 거래 정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말 "민주당 측 요구에 따라 한명숙 전 총리의 불구속 기소 노력을 했다"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부적절한 담합'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인사청문회 때 '누구는 살리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의 '여야 간 빅딜설'이 거론돼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각자 나름의 정치적 색깔로 원내사령탑을 대과 없이 마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각 여야의 차기 당 대표 후보로도 거론된다.
김 원내대표는 "가슴으로 대화하며 통 큰 정치를 위해 노력했다"며 "FTA 비준안을 합의 처리하지 못하고 북한인권법을 처리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며 "민주당에 열정과 활력을 불어 넣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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