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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소스 코드' 거창하지 않은 '묘한 애잔함'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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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소스 코드' 거창하지 않은 '묘한 애잔함' 담겨

입력
2011.05.0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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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과거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 미래에 벌어질 테러를 미리 막으려 한다. 그리고 과거 속 한 여인과 눈이 맞아 애절한 사랑을 나눈다. 간단한 줄거리를 접하면 뻔하디 뻔한 SF영화로 알만하다. 그렇다고 장쾌한 스펙터클이 스크린에 펼쳐지지도, 화려한 특수효과가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 매력 있다. 산뜻한 로맨스가 녹아있고 안타까운 사연이 스며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창성도 갖췄다. 감정의 완급을 조절하는 연출력도 탄탄하다. '소스 코드'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감성 SF다.

콜러(제이크 질렌할) 대위는 달리는 통근열차 안에서 문득 깨어난다. 모든 게 낯선데 앞 자리에 앉은 여성 크리스티나(미셸 모나한)는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악몽이라도 꿨냐는 표정이다. 상황 파악이 채 되기도 전에 열차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콜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기계 장치 속에서 다시 정신을 차린다.

영문을 모르는 콜러에게 기계를 제어하는 여성 콜린(베라 파미가)이 과거로의 시간여행과 콜러의 임무를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당일 아침에 열차 폭탄 테러가 일어났고, 범인이 더 큰 테러를 시도하니 시공간 이동 장치를 이용해 과거로 돌아가 테러범의 정체를 밝히라는 것. 아프가니스탄에서 부하들과 작전을 수행하고 있어야 할 콜러에겐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현실이다. 콜러는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연이어 과거로 돌아가 테러 사건을 해결하려다 매번 죽음의 고통을 경험한다. 시간여행이 지속되면서 콜러는 자신이 몸을 빌린 남자의 애인인 크리스티나와 달콤한 감정에 빠져든다.

과거와 현재를 반복적으로 오가며 콜러가 작전에 투입된 이유가 조금씩 밝혀진 뒤 영화는 재미를 더한다. 운신이 힘든 상태에서 강제적으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콜러의 모습은 작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죽은 뒤에도 군대의 사기나 국민의 충성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종종 동원되는 군인의 굴레를 연상케 한다.

감독은 던컨 존스. 달 기지에서 홀로 근무하는 한 사나이의 감춰진 정체를 그려낸 데뷔작 '더 문'(2009)으로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그는 영국의 유명 록가수 데이비드 보위의 아들이다. 그는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재미난 SF가 가능함을 섬세한 연출로 증명한다. 이 영화의 제작비는 3,200만달러에 불과하다.

'소스 코드'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시공간 이동 프로그램을 일컫는 단어. 4일 개봉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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