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합의' 깨고 본회의 불참… 피해보전 대책법안은 처리 못해
국회는 4일 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진통 끝에 여당 단독으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했다. 민주당이 지난 2일 이뤄진 여ㆍ야ㆍ정 합의를 깨고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기로 선회하자 한나라당은 단독으로 본회의를 소집했다.
비준동의안은 재석 의원 169명 중에서 찬성 163표, 반대 1표, 기권 5표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한∙EU FTA는 당초 한국과 EU가 합의한 대로 오는 7월1일부터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EU FTA 비준안과 함께 처리될 예정이었던 농어업인 지원 특별법 개정안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등 FTA 피해보전 대책 관련 법안은 여야 힘겨루기 속에 이날 처리되지 못했다.
국회는 이날 밤 10시 3분께 본회의를 개의, 한∙EU FTA 비준안 처리 절차에 들어갔다.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며 의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의원들과 국회 경위 간에 가벼운 몸싸움도 벌어졌다. 자유선진당 의원들은 본회의에 참석해 비준안 처리를 반대하는 권선택 원내대표의 의사진행발언을 들은 뒤 퇴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열어 당초 한나라당과 합의했던 FTA 비준안을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본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지금의 합의안으로는 한∙EU FTA로 피해를 보는 농민과 소상공인 보호에 미흡하다"면서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한다면 집권 여당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는 제 시간에 열리지 못했고, FTA 피해보전 대책 관련 법안을 심의, 의결하기 위해 소집됐던 법제사법위와 농수산식품위도 개의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원내대표가 '합의를 못 지킬 것 같다. 미안하다'고 전화를 걸어왔는데, 국가 중대사가 미안하다고 끝낼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지난 2일 여∙야∙정 회담에서 한∙EU FTA 비준안과 함께 FTA 피해보전 관련 법안을 4일 국회에서 일괄처리하기로 합의했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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