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여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세계적인 임상시험 강국으로 자리잡은 한국의 노하우를 전 세계 제약계에 전해 우리의 위상을 더 높이겠습니다.”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는 ‘제약의사’를 대표하는 자리에 오른 이일섭(53ㆍ사진) (GSK) 4.
이 부사장은 지난달 1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제약의사연맹(IFAPP) 회의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임돼 2013년부터 2년 간 이 모임을 이끌게 됐다. IFAPP는 1970년 설립돼 미국과 영국, 스위스, 한국, 일본 등 28개국 6,5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이 부사장은 “우리나라 제약사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140여명 밖에 되지 않지만 세계적으로는 1만명이 넘는다”며 “IFAPP는 나라마다 제약의사 모임이 활성화되도록 돕는 게 목적”이라고 소개했다. 이 부사장은 “10여 년 만에 임상시험 강국으로 자리잡은 우리 제약업계를 모델 삼아 세계 제약의학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특히 “IFAPP에는 아직까지 제약의학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없어 회장으로서 필요한 곳에 교육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제약회사에서 의사들의 역할과 관련, 이 부사장은 “같은 약이라도 성분에 따라 약효는 다르다”며 “제약회사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임상시험을 진행해 그 차이를 의학적 근거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의사들이 개원해 환자를 진료하는 일에만 웅크리고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며 “의사들이 제약회사에 들어와 외국에서도 일하는 역동적인 삶을 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서구에서는 의사의 개념은 가장 윤리적인 사람”이라며 “최근 리베이트 등의 문제로 제약회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의사가 제약회사에 더 많이 들어오면 윤리적으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회사가 학회에 학술 지원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벼룩을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면 안 된다”며 “의사들에게 연구비조차 지원하지 못한다면 결국 환자들만 손해를 보게 될 것이므로 연구를 위한 투명한 지원은 활성화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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