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비준안 처리 진통민주 의총서 "보완책 더 필요" 처리 연기 결론한나라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서 비상 대기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합의한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4일 파기하면서 국회는 FTA 본회의 처리를 놓고 하루 종일 진통을 겪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보완책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국회 처리 연기를 요구했고 한나라당은 약속을 지키라며 강력 비판하면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기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부터 비준안 처리를 놓고 내부적으로 혼선을 빚었다. 지난 2일 여야가 비준안 처리를 합의했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협상을 주도한 박지원 원내대표만 찬성했을 뿐 나머지 8명의 최고위원은 반대 또는 유보 입장을 밝혔다.
결국 당 지도부는 의원총회로 공을 넘겼고, 이어진 의총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엇갈렸다. 그러다 손학규 대표가 "이대로 합의해도 (FTA로) 피해를 보는 농민과 소상공인 보호에 미흡하다"면서 "여야 합의안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사실상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합의를 깼다"며 강력 반발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오늘 어떤 일이 있어도 한ㆍEU FTA 비준안을 처리하겠다"며 의원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이어 한나라당은 인원 점검을 통해 본회의 의결정족수인 150명이 넘자 곧바로 오후 3시20분께 본회의장으로 이동, 민주당의 본회의 참석 여부를 기다리며 압박했다.
FTA 비준을 반대하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3일부터 국회 본회의장이 있는 로텐더홀에서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이 같은 진통으로 오후3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제 시간에 열리지 못했다. 게다가 FTA 피해보전을 위해 여야가 합의한 법안인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 관련법인 유통산업발전법과 농어업인 지원 특별법 등을 심의, 의결하기 위해 소집된 법제사법위와 농수산식품위도 공전을 거듭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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