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이 지난 1일 사살되던 당시 12세 안팎의 막내딸이 이 장면을 지켜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들은 4일 파키스탄 정보국(ISI) 관계자를 인용, "미군 특수부대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로 들이닥쳐 빈 라덴을 사살할 때 그의 막내딸이 그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빈 라덴은 당시 왼쪽 눈에 총을 맞아 두개골 일부가 훼손되고 가슴에도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을 목격한 막내딸은 12세 정도 됐고 빈 라덴의 5번째 부인에서 태어난 사피아로 알려져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아랍권 위성 보도채널인 알아라비야는 ISI 관리의 말을 인용, "빈 라덴 딸의 진술에 따르면 미군은 1층에 있던 빈 라덴을 사로잡은 뒤 가족들 앞에서 사살했다"고 전했다.
사피아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그 동안 미국 정부가 설명해온 빈 라덴 사살 경위를 뒤집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군 작전의 정당성을 180도 뒤집는 정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작전 공개 이후 미국과 갈등을 빚어온 파키스탄 정보국 관리를 인용한 보도여서 신뢰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한편 영국 언론과 알아라비야는 ISI가 미군의 작전 종료 후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시신 4구를 수습하고 빈 라덴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16~18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미군이 작전 종료 뒤 이들을 데려가 직접 조사하지 않은 것은 작전에 동원된 헬기 4대 중 1대가 추락한 이유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아보타바드의 한 주민은 "(빈 라덴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평소 2명의 부인 및 자녀 여러 명과 함께 생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빈 라덴 가족 등 생존자들은 조사를 받은 뒤 파키스탄 국내법에 따라 처벌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알아라비야는 빈 라덴 가족들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의 한 군병원에 이송돼 치료와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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