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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풍 '투란도' vs 가요풍 '투란도트'… 이름부터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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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풍 '투란도' vs 가요풍 '투란도트'… 이름부터 다르네

입력
2011.05.0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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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투란도트'를 재해석한 뮤지컬 2편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같은 원작을 놓고 전·현직 서울시뮤지컬단장이 전혀 상반되게 재해석한 공연에 대한 관객 평가가 주목된다.

서울시뮤지컬단이 4월 29일~5월 25일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 초연하는 '투란도'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조직위원회가 6월 18일 개막작으로 무대에 올리고 19~25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투란도트'가 그것이다.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로 1926년 초연된 '투란도트'는 중국 공주인 투란도트가 구혼하는 젊은이들에게 3가지 수수께끼를 내 풀지 못하면 사형에 처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다탄인 왕자 칼라프가 나타나 그 수수께끼를 풀지만 투란도트는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맺는다.

지난달 29일 공연한 뮤지컬 '투란도'는 오페라에 가까웠다. 시종일관 웅장한 분위기에서 이연경(투란도 역)씨는 비장한 공주의 사랑에 대한 고민을 풍부한 성량의 성악 발성으로 풀어냈다. 주성중(칼라프 역)씨도 현명하고 용기 있는 왕자의 위엄을 근엄한 표정과 연기로 소화했다.

그러나 '투란도'는 기존 연극 문법만 따른 것은 아니다. 송스루(song_through) 형식을 도입해 대사 대신 노래로 연기가 이어졌다. '그리스'의 발랄함보다는 '미스 사이공'의 심각함이 느껴진다. 이동식 곡선 벽 4개와 그래픽 만으로 장면 전환을 계속하는 무대 연출도 독특하다. 이 작품은 서울예전 연극과 교수였던 김효경 단장이 2년 전부터 학교에서 준비해 오던 것을 지난해 뮤지컬단장으로 취임하며 연출했다.

반면 뮤지컬 '투란도트'는 영미식 뮤지컬 특성에 방점을 찍은 대중적 공연이다. 투란도트 역을 맡은 가수 나비를 비롯한 출연진 대부분이 가요풍으로 노래한다.

대머리의 대신 역할인 '핑' '팡' '퐁'에 '팽'을 더한 조연 4명이 코믹 연기를 하며 재미를 준다. 같은 역할의 조연들이 출연하지만 별다른 유머 코드가 없는 '투란도'와의 차이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뮤지컬 '투란도트'는 배경도 중국에서 물의 나라로 바꿨다.

'투란도트' 연출은 2005~2010년 서울시뮤지컬단장을 역임한 유희성씨가 맡았으며 2010년 12월부터 트라이아웃을 거쳤다. 이 작품은 10월 중국 동관시뮤지컬페스티벌, 12월 멕시코 뮤지컬페스티벌, 내년 9월 미국 뉴욕뮤지컬씨어터페스티벌에도 참가한다.

원종원 뮤지컬평론가는 "공교롭게 연이어 막을 올리는 이들 뮤지컬은 원작의 오리엔탈리즘을 걷어내고 동양인의 시각에서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대해 순수예술과 산업의 관점에서 각기 다르게 접근하는 시도가 공연의 다양성 확보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극의 완성도에 따른 관객 반응을 비교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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