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이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찾아낸 데에는 10년에 걸친 집요한 추적으로 빈 라덴의 최측근으로까지 포위망을 좁힌 것이 주효했다. 또 숨진 빈 라덴의 신원파악에는 DNA대조 및 얼굴인식 기법 등 최첨단 방법이 동원됐다.
MSNBC는 2일(현지시간) “미국 정보당국이 9ㆍ11테러 전부터 알카에다의 수장 빈 라덴에 대한 방대한 정보수집에 들어갔으며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에는 그의 연락책 셰이크 아부 아메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은 9ㆍ11 테러 직후 그 동안 파악해둔 정보로 빈 라덴이 각별히 신임했던 쿠웨이트 출신 아메드라는 인물의 존재까지는 파악했으나 그의 본명, 거주지 등 구체적 내용은 알지 못했다.
아메드라는 본명과 함께 빈 라덴의 은신처가 파악된 것은 관타나모 수용소에 9ㆍ11테러 용의자가 속속 수감되면서부터다. 2003년 알카에다 3인자인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가 체포된 데 이어, 2004년 알카에다 고위급 요원인 핫산 굴이, 2005년에는 아메드와 가까웠던 알 리비까지 생포됐다.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2008년 관타나모 수감자 780명을 미국이 심문해 분석한 문건에도 미 중앙정보국(CIA)이 모하메드 등 알카에다의 핵심 조직원을 무차별적으로 심문하면서 아메드의 존재와 빈 라덴의 은신처 ‘아보타바드’ 지명 등을 찾아낸 것으로 기록돼 있다.
미 당국은 결국 빈 라덴의 연락책인 아메드가 2010년 8월 거주한 곳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임을 파악했다. 지난해 중반 밀착 감시하던 인물과 아메드의 부주의한 전화통화를 포착, 거주지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50㎞ 떨어진 부유한 교외지역이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미 당국은 아메드 및 그의 동생과 함께 빈라덴이 이 집에 기거한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이 집이 인근 주택의 8배 이상 되는 부지에 100만달러가 넘는 돈을 들여 겹겹의 경계시설 등을 한 것도 빈 라덴의 은신처에 들어 맞았다. 미 당국은 마침내 1일 새벽 작전명 ‘제로니모(Geronimo) E-KIA((Enemy Killed In ACtion)’를 개시, 빈 라덴과 아메드 형제를 사살했다.
빈 라덴을 사살한 후 그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빈 라덴의 여동생 DNA 샘플이 동원됐다고 abc방송이 전했다. 빈 라덴의 여동생 가운데 한 명이 미 보스턴에서 뇌종양으로 숨졌는데 미 정보당국이 여동생의 뇌세포 조직에서 DNA를 확보해 보관했던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 DNA 테스트 결과를 확신했다. 또 빈 라덴의 은신처 급습 당시 빈 라덴의 아내로 보이는 여성이 빈 라덴의 이름을 불러 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굴의 고유한 특징을 일치시켜 신원을 확인하는 ‘얼굴 인식(facial recognition)’ 기법도 빈 라덴 확인에 동원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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