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왼쪽 눈 위에 총상을 입고 두개골이 갈라진 오사마 빈 라덴의 사체 사진 공개여부를 두고 미국이 고민에 빠졌다.
2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담당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빈 라덴이 죽었다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면서도“정보공개에 사진을 포함할지 여부는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아직 내부적으로 사진 공개여부에 대해 최종판단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같은 발언은 미 고위 관리들이 사진을 공개해야 한다고 발언한 직후 나왔다. 조지프 리버먼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은 “머리에 총을 맞은 섬뜩한 사진일지라도 정부가 계략을 꾸미고 있다는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사진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도 “그가 살아있다는 신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기 때문에 논란을 없애려면 사진이나 비디오, DNA결과를 공개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을 공개하면 빈 라덴의 죽음을 확인시켜줌으로써 더 이상 루머가 양산되지는 않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사진공개가 가져올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먼저 미군의 정보유출에 대한 우려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다음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는 우리의 역량을 위태롭게 하는 어떤 것도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레넌 보좌관도 “앞으로 유사한 작전이나 정보소스를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 처참한 빈 라덴의 사체 사진을 공개하는 데 미국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참혹한 사진이 공개될 경우 오히려 빈 라덴 추종세력과 탈레반 등 강경 이슬람권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AP는 미 해군특적지원단(네이비실)이 빈 라덴의 부상을 담은 여러 사진을 임무가 성공했다는 증거로 워싱턴에 전송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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