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빈 라덴 사살/ 굳은 오바마·놀란 클린턴 '빈 라덴 최후의 40분' 지켜봤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빈 라덴 사살/ 굳은 오바마·놀란 클린턴 '빈 라덴 최후의 40분' 지켜봤다

입력
2011.05.03 07:04
0 0

1일 오후(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 등 10여명의 국가안보회의(NSC) 핵심 멤버들이 백악관 상황실로 속속 모여들었다. 잔뜩 긴장한 모습의 이들은 굳게 입을 다문 채 상황실에 설치된 TV 스크린을 응시했다. 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이었지만, 이들의 시선이 집중한 것은 미 특수부대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기 위해 파키스탄 현장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실제상황이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요원 중 한 명의 방탄헬멧에 장착된 비디오 카메라로 작전이 이뤄지는 전 과정이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백악관에 전송됐다. 4대의 헬기에 나눠 탄 20여명의 특수부대원들이 아보타바드의 빈 라덴 은신처에 접근, 밧줄로 하강하는 모습에서부터 알 카에다 요원들과의 치열한 총격전, 마침내 빈 라덴과 맞닥뜨린 뒤 아내를 인간방패를 삼는 그의 왼쪽 눈에 총격을 가하고 이로 인해 두개골이 부서지는 40여분간의 드라마 같은 장면이 고스란히 백악관에 생중계된 것이다. 미 요원이 빈 라덴의 머리에 총격을 가하고 이어 확인사살차 가슴에 두발을 재차 발사하는 장면에서는 클린턴 장관은 오른손으로 입을 가리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점퍼에 와이셔츠 차림의 오바마 대통령도 시종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브레넌 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작전개시부터 목표물 발견, 시신 이동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진전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도 상황실에 모여 이를 지켜본 사람들에게는 생애에서 가장 초조하고 불안했던 시간이었을 것”이라며 “수분이 마치 며칠과도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침묵속에 모두가 상황을 지켜보던 중 한 요원이 빈 라덴과 마주치자 상황실에서는 일제히 안도의 한숨이 터져나왔다고 브레넌 보좌관은 전했다. 작전을 감행했지만 빈 라덴이 실제 은신처에 있을 것이라고는 100%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브레넌 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부대원의 안전을 가장 염려했다”며 “현장에서 모두 철수한 뒤에야 대통령은 안도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앞서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평소 즐기던 골프를 쳤다. 그러나 라운딩을 절반인 9홀에서 접고 골프화도 갈아신지 않은 채 곧바로 백악관으로 향했다. 미 언론은 골프를 중도에서 그만 둔 것을 춥고 비가 오는 궂은 날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골프장에서부터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의 포커페이스 같은 행보에 녹아났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