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 사망 발표 직후 삼성 사옥과 주한 아랍국가 대사관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이메일이 들어와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3일 경찰청 대테러센터와 삼성에 따르면 2일 오전 4시28분(현지시간)께 “삼성 본사와 주한 터키,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오만, 바레인, 요르단, 시리아, 이집트대사관에 2~6일 폭발물을 설치해 폭파시키겠다”는 내용의 영문 이메일이 삼성 캐나다 현지법인에 배달됐다. 발신자는 ‘dilara zahedani’라는 아랍계 이름의 아이디를 사용했다.
112를 통해 이날 오전 7시35분께 삼성 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오전 7시39분께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동사옥에 서초경찰서 강력팀을, 8시30분부터는 특공대와 탐지견 폭발물제거반을 투입해 폭발물을 수색했다. 60여명의 경력과 6마리의 탐지견을 동원해 3시간여 동안 벌인 수색에서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삼성 사옥의 경우 자체 보안을 뚫고 폭발물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며 “A B C동의 주차장, 편의시설 등이 입주한 지하 6개 층과 일반인도 출입이 가능한 지상 1~3층의 휴게실, 회의실 등 공용시설에 대해 수색작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메일에서 언급된 아랍국가들의 주한대사관 측에 관련 내용을 통보하고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메일에 적힌 9개 대사관 가운데 바레인과 시리아대사관은 국내에 없는 점, 동시에 여러 대사관을 공격하기 힘든 점 등으로 미뤄 이번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캐나다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주재관 등을 통해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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