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18세기 유럽 궁정의 화려한 문화를 보여 주는 ‘바로크ㆍ로코코 시대의 궁정 문화 특별전’이 3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한다. 영국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 소장품 101점을 가져와 8월 28일까지 전시한다.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은 장식미술 분야에서 세계적 컬렉션으로 유명한데, 그 중에도 17, 18세기 유물이 손꼽힌다.
유럽에서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는 궁정 문화가 만개한 때다. 궁정과 살롱이 문화의 중심이 되면서 화려한 장식미술이 꽃을 피웠다. 전 세계로 무역을 확대하던 때라 세계 각국에서 들여온 값비싼 재료들이 군주와 귀족의 사치품 제작에 쓰였고, 건축 미술 음악 등에 고유한 양식이 확립됐다. 궁정은 문화의 예술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이자 소비자였다. 장엄하고 힘찬 바로크 양식이 로코코 시기에 들어와 우아하고 경쾌하게 변모한 데는 귀부인들의 취향이 크게 작용했다. 그들은 살롱의 여주인으로 유행과 예술을 선도했다. 바로크 패션인 어둡고 무거운 벨벳 드레스 대신 밝고 가벼운 비단옷 차림으로 그네를 타며 공기를 희롱하는 귀부인은 로코코 회화의 인기 주제 중 하나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 그림 공예품 가구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군주와 그의 여인들이 궁중 문화에 남긴 호사스런 자취, 영토 전쟁이 빈번했던 그 시절 전쟁이 미술에 미친 영향, 화려한 세공으로 공들여 만든 종교 미술품, 궁정과 귀족의 집을 장식한 가구와 도자기, 그들이 자신을 가꾸는 데 쓰던 옷과 장신구를 따로 모았다. 코담배갑 장갑 술잔 부채 회중시계 등 소품에서도 최고의 장인들 솜씨로 사치를 부리던 왕과 귀족들의 시대는 1789년 프랑스혁명으로 막을 내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에 맞춰 5월과 6월 네 차례 바로크 음악회를 연다. 카메라타안티콰서울(5월 21일) 콜레기움무지쿰한양(5월 28일) 앙상블포럼21(6월 11일) 바흐솔리스텐서울(6월 25일)이 차례로 연주한다. 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오후 5시에 시작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02)2077-9000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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