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입지 강화 속 '문재인 카드' 급부상유시민·정동영·정세균 잠룡들 대선행보 활발
4∙27 재보선 이후 유권자들의 시선을 잡는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늘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가운데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친노그룹의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도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김두관 경남지사도 잠재력을 갖춘 대선주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야권의 대선주자가 다양해지는 것은 그만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것이다.
문 이사장은 1일 경남 김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고유제를 지낸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아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기 난감하다"면서도 "이대로 가면 나라 망치겠다 싶어 이런저런 가능성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2일 "현실정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실제 그는 대선 출마를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한 측근은 "(문 이사장이) 대선 출마를 하나의 카드로 검토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이고 부산∙경남 출신인 데다 깨끗한 원칙주의자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측근들의 주장이다.
문재인 카드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재보선 패배와 맞물린 측면이 크다. 재보선 직후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손 대표가 두 자리 숫자를 회복한 반면 유 대표는 10% 밑으로 떨어졌다. 이로써 유 대표는 이미지 훼손뿐 아니라 당의 운명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하지만 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당의 진로는 앞으로 당원들이 함께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한번의 좌절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창당 선언문을 다시 읽으면서 우리가 왜 이 당에 참여했는지를 새기겠다"고 말해 재기 의지를 다졌다.
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의 마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담대한 진보'라는 슬로건으로 좌 클릭을 해 온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야권통합 단일정당 논의기구'를 띄우기 위해 이달 중 야권의 주요 인사들과 물밑 접촉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초 대선캠프 역할을 할 싱크탱크 '국민시대'를 띄운 정세균 최고위원도 이달 중순 자신의 경제정책 근간인 '분수경제론'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일단 도정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입장이지만 내년 적절한 시점에 대선 도전을 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진보정당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 등의 행보도 주목된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한 정권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들도 야권 대통합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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