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그림책 읽어주기'로 자녀의 영어 교육을 시작하는 엄마들이 많다. 어떤 책을 읽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먼저, 아이의 영어 수준과 인지 수준, 그리고 흥미를 고려해야 한다. 아이의 영어 수준보다 조금 낮은 책을 골라야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영어책 읽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단, 초등학교 저학년이 처음 영어 그림책을 접할 경우 아이의 영어 수준에 맞추다 보면 주제나 스토리가 유치하게 느껴져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아이의 영어 수준보다 조금 높더라도 아이가 공감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 스토리의 영어 그림책이나 이미 한국어로 읽어 내용이 친숙한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
돌 때까지는 헝겊책, 촉감책 등 마음껏 탐색할 수 있고 쉽게 손상되지 않는 책을, 두 돌까지는 플랩책이나 팝업책 등 호기심을 자극하여 흥미를 유발하는 책, 두 돌부터 세 돌까지는 밥먹기나 목욕하기 등과 같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책, 그 이후부터는 일상생활과 관련된 스토리뿐 아니라 상상이나 모험을 다룬 책이 적당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물이나 자동차처럼 아이가 특별히 관심 있어 하는 주제와 연관된 영어책을 고르는 것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라면 실제 영어 수준보다 조금 높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형이 반복되거나 의성어, 운율 등이 재미있는 책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처음 영어 그림책을 읽을 때 전체적으로 반복되는 문형이 많으면 아이가 줄거리를 쉽게 예측할 수 있고 문장도 자연스럽게 외우게 되므로 아이의 자신감이 올라간다. 또한 "The bed, the bed, the bed is red. (침대, 침대, 침대는 빨간색이에요)"처럼 단어의 끝소리가 같게 끝나는 라임과 운율이 있거나 의성어, 의태어, 그리고 억양 등이 재미있는 것을 선택하면 책을 읽어 주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신이 날뿐더러 아이가 영어의 리듬감각을 키워 영어의 맛을 알게 되고, 말하기 연습을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글과 그림의 내용이 일치하는 책도 권하고 싶다. 처음에는 아이가 영어 단어를 많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영어 문장을 통해 스토리를 이해하기보다는 그림을 통해 이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영어 문장과 일치하는 그림인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I can see a rainbow. See a rainbow. See a rainbow, too"라는 문장과 함께 무지개를 바라보는 아이의 그림이 나온다면, 각 단어를 우리말로 굳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아이는 그림을 보면서 영어 표현을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 페이지 내에서 문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림보다 크면 안 된다. 처음 읽는 영어 그림책에 문장이 많으면 내용이 어렵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책의 내용이 편견에 치우치지 않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외국에서 좋은 책이라고 선정한 영어 그림책들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 내용을 잘 살펴봐야 한다. 특정 문화와 민족을 우월하게 묘사하거나 비하하는 표현, 성차별적인 요소들이 포함된 내용의 책은 선택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아이들은 영어 그림책을 통해 영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특히 어릴수록 책을 통해 세계관과 사고를 정립하는 데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책을 고를 때는 내용과 그림을 꼼꼼히 살피도록 한다.
윤선생영어교실 국제영어교육연구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