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 중인 박근혜 전 대표가 1일 밤(현지 시간) 동행 기자단이 모여 있는 포르투갈 리스본의 한 호텔에 예고 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들과 맥주를 마시며 '호프 미팅'을 하기 위해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특유의 '썰렁 유머'로 참석자들을 웃겼다. 그는 '잠을 못 잤다"는 한 기자의 호소에 "그러면 정신이 맑지 못해 오보를 내는 게 아니냐"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박 전 대표가 국내 정치현안에 계속 침묵하는 것을 걸어 '기삿거리를 주지 않으니 오보도 못 낸다'고 기자들이 응수하자 박 전 대표는 "그래서(오보를 낼 것 같아서) 기사를 못 드린다"고 응수했다. 박 전 대표는 생일을 맞은 한 기자의 생일을 축하하는 건배사를 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과거 외국 방문 때와 달리 매일 한두 번씩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언론인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왔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여권의 재보선 후폭풍 수습 방안에 대해선 굳게 입을 닫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특사 본분을 최우선시하는 데다, 당내 토론 결과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당내 연찬회가 끝나고 특사 활동이 마무리되는 5,6일께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포르투갈 동포들과의 만찬간담회에서 동포 기업인들을 격려하며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여러분이 뿌린 씨앗은 작았지만 미래는 창대하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리스본=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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