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올들어 넉 달째 4%대 고공 행진 중이다. 특히 석유류와 집세 등이 잡히지 않고 있다. 정유사의 기름값 인하 효과 역시 크지 않았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2% 상승했다. 올 1월 4.1%로 시작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월(4.5%)과 3월(4.7%)은 물론 4월에도 4%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도 3.2% 올라 석 달째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석유류 가격이 안정되지 않는 게 문제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작년 같은 달에 견줘 14.1%나 상승했다. 등유가 26.9% 상승한 것을 비롯해 경유(17.1%), 휘발유(11.5%) 등이 모두 크게 올랐다.
지난달 7일부터 정유업체가 휘발유와 경유 공급가격을 ℓ당 100원씩 내렸지만 휘발유는 전월보다 0.1% 하락하는 데 그쳤고 경유는 도리어 1.2% 상승했다. 주유소들이 즉각 인하하지 않은 데다 국제 유가의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상쇄 효과가 발생한 탓이다. 실제 지난달 1일 배럴당 111달러였던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28일 119달러까지 치솟았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가격 할인이 없었다면 휘발유 가격은 2.1% 정도 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ㆍ월세 가격도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전세는 전월 대비 0.6% 올랐고 월세도 0.3%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각각 4.0%와 2.3%를 기록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상승세가 둔화됐다는 점이다. 양 과장은 "채소류 수급 개선에 따른 가격 하락이 상승폭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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