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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신발끈 다시 조여… 칠순 맞은 김광규 시인 독일 스위스서 시낭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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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신발끈 다시 조여… 칠순 맞은 김광규 시인 독일 스위스서 시낭송회

입력
2011.05.0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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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칠순을 맞은 김광규 시인이 최근 출간된 새 시집에서 “헌 신발 끈을 다시 조여 매겠다”고 밝힌 각오처럼 식지 않은 창작열을 과시하면서 해외 활동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번역 출간된 시선집 을 알리기 위해 6일부터 16일까지 독일 베를린, 스위스 취리히 등에서 시낭송회 행사를 갖는다. 그의 여덟 번째 시집 (2003)를 중심으로 후기 시 73편을 담은 은 독일에서 두 번째 번역된 시선집으로 지난해 독일 알게마이네자이퉁 등의 주요 언론이 비중 있게 다루며 큰 관심을 보였다.

2007년 중국을 비롯해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권에서 그의 시선집이 번역된 데 이어 올해 말에는 프랑스어권과 아랍어권에도 시선집이 출간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시집으로는 이례적으로 2만부 정도가 판매됐고 지난해에는 베이징(北京)대 중문학대학원 입학 시험에 그의 시가 출제되기도 했다. 김씨는 “시가 번역되기는 소설보다도 몇 배나 어려운 실정이지만 국가간 의미 있는 문화 교류를 위해선 시를 빼놓을 수 없다”며 “책을 내는 것 외에도 독자와의 만남과 낭송회 등 다양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1975년 등단 이래 생활 세계에서 느낀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일상 시’를 개척해 온 대표적 시인인 만큼 외국인의 정서에도 쉽게 닿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시는 화려하게 포장하거나 어렵게 꼬지 않고, 담백한 언어 속에 비의적 자락을 담아 내는 시풍을 유지해 왔다. “비천한 현실을 파괴하고 해체하기보다는 현실을 적절히 비판하면서도 진정한 삶을 긍정”(문학비평가 오생근)하는 시들이다.

최근 나온 열 번째 시집 (문학과지성사 발행)에서도 그 같은 시 세계를 어김없이 만날 수 있다. 2007년 여름부터 4년 가까이 발표해 온 시들을 모은 것으로 자연에서 깨우친 이치, 인간 관계에 대한 반성, 시대 상황에 대한 통찰, 여행지에서의 깨달음, 별세한 지인에 대한 추모 등의 내용을 담았다. 노 시인의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정서가 잘 묻어난다. 한양대 독문과 명예교수인 김씨는 “은퇴한 지 5년이 됐지만 시 창작과 함께 해외 문화 교류에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다시 출발선에 선 기분이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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