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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기 기자의 Cine Mania] 속이 꽉 찬 전주영화제, 스타 배우 부재 '한계'

입력
2011.05.0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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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에 오게 돼 기쁩니다. 기자회견 때문에 지금 상영되고 있는 너무나 훌륭한 영화들을 못 본다는 점이 유일하게 유감스러울 따름입니다.”

6일 막을 내리는 전주영화제가 세계적 대가들과 함께 제작한 옴니버스영화 ‘디지털 삼인삼색 2011’에 참여한 스페인 감독 호세 루이스 게린이 1일 기자회견에서 남긴 말이다. 전주영화제가 특별전까지 마련하며 귀빈 대접을 했으니 나올 만한 인사치레로 치부할 순 없을 듯하다.

전주영화제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단단하고 알찬 영화제다. “영화들이 대체로 수준급”이라는 평가는 여러 영화인과 기자들의 입에서 곧잘 흘러나온다.

지난 주말 영화의 내용이나 감독의 지명도를 굳이 따지지 않고 본 영화 네 편도 전주영화제의 수준을 가늠케 했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식민주의 시대의 잔재를 조명하면서도 미학적 즐거움을 안겨 줬다. ‘믹의 지름길’은 서부극의 신화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낯선 풍경을 선사했고, 배우 존 터투로의 감독 데뷔작 ‘열정’은 음악을 지도 삼아 나폴리의 다문화 세계로 안내해 줬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차드 영화 ‘울부짖는 사나이’는 아프리카의 불우한 현실을 전하며 눈물샘을 자극했다. 국내 개봉관에선 만나기 어려운, 이색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영화들이었다.

알찬 영화들이 대거 상영돼서일까. 마니아 성향이 짙은 전주영화제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 총 유료관객은 6만6,913명이었고, 좌석점유율은 83.4%였다. 예산이 전주영화제(31억원)의 3배가 넘은 지난해 부산영화제(100억원)의 관객 수(18만2,046명)와 비교해 보면 꽤 짭짤한 장사를 한 셈이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흥겨워야 마땅할 축제가 너무 차분하게 치러지고 있었다. 전주영화제의 한계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스타 배우들의 부재가 가장 큰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대중들이 좋아하지 않을 영화들이 주로 영사기에 오르니 당연하다 할 수 있지만 전주영화제가 좀 더 성장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다.

11일 개막하는 63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쿵푸팬더2’가 진출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이 애니메이션의 목소리 연기를 한 안젤리나 졸리와 잭 블랙에게 숱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듯하다. 2008년엔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비경쟁 부문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 영화의 상영관과 기자회견장은 인산인해였다. 전주영화제도 좀 더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을 비책을 찾아야 한다. 결국 답은 스타에 있다.

전주에서=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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