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사살된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국 등 서방 국가의 1급 현상수배범이었다.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 조직 알 카에다 설립자이자 수천명의 희생자를 낳은 2001년 9ㆍ11 테러의 배후 조정자였기 때문이다.
빈 라덴은 195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부호였던 모하메드 빈 라덴의 52명 자녀 중 17번째로 태어났다. 사우디 도로공사의 80% 이상을 맡는 등 돈이 많았던 아버지가 68년 죽은 뒤 그는 2억5,000만 달러 상당의 재산을 물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제다의 킹 압둘 아지즈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던 빈 라덴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논쟁을 벌이며 점차 그들의 사상에 빠져들었다. 79년 구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그는 무자헤딘(성스러운 이슬람 전사) 반군 편에서 소련군과 맞섰고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의 교육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91년 걸프전 이후 그의 미국에 대한 인식은 변화했다. 이후 사우디, 수단 등을 옮겨 다니는 동안 과격 이슬람 단체, 테러조직 지원 혐의로 여권을 압수 당하고 추방 당했다. 그는 결국 96년 1월 아프간으로 돌아갔고 구 소련과의 아프간 전쟁 당시 결성했던 알 카에다 조직 활성화에 나섰다.
그는 98년 유대인과 십자군(기독교인)에 대한 성전을 선포하고 미국인과 그들의 동맹을 공격하는 것은 무슬림의 의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어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국 대사관 공격을 지시하는 등 테러에 나섰고 2001년 9ㆍ11 공격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미군의 집요한 추적을 피해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를 오가던 그는 결국 파키스탄 내 은신처가 드러나면서 미군 특수부대의 공격으로 사살됐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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