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켐은 5년 전만 해도 전해질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 공급하는 무역업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2006년에 리켐은 LG화학과 기술 지원 파트너십을 맺으며 달라졌다. 양 사는 전해액 원료 선별 방법, 정제, 합성 기술을 공동 연구했고, 이 덕분에 리켐은 자력으로 전해질 용매, 첨가제 등을 합성 정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리켐은 이를 바탕으로 값싼 미정제 원료를 고품질의 전해질 수준으로 정제해 공급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마련했다. 그 결과 리켐은 2009년 LG화학을 상대로 28억 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고, 지난해 2배가 넘는 약 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렇듯 리켐은 LG화학과 협력 및 지원을 바탕으로 첨단 제조 업체로 탈바꿈했다.
LG화학은 최고경영자(CEO)의 상생 의지가 강해 협력업체와 관계가 좋기로 유명하다. LG화학은 중소협력업체와 ▦파트너십 체결을 통한 공동 기술연구와 금융지원 ▦R유럽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등 환경문제 공동대응 ▦기술 비법 전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진정한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2월 리켐의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동반성장 활동의 진행사항을 점검하는 등 협력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직접 챙겼다.
금융 지원도 적극적이다. LG화학은 자금 확보가 어려운 협력업체에게 LG상생펀드 및 LG패밀리론 등을 통한 저금리 대출을 지원한다. 2009년 480억 원을 지원했으며, 지난해 이보다 70억 원 늘어난 55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지원 규모를 늘리고 있다. 또 하도급 업체들을 위해 대금 지급조건을 개선해 현재 하도급 대금결제는 100% 현금으로 지급한다. 지급 기한도 기존 60일에서 일주일 안으로 줄였다.
LG화학은 협력업체가 해외에 제품을 수출할 때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에 대해서도 해결 방안을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LG화학은 유럽시장으로 제품 수출을 위해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하는 새로운 화학물질관리제도인 REACH에 대해서도 아크릴산과 부틸아크릴레이트 제품의 본 등록을 끝냈다. 덕분에 LG화학에서 생산하는 아크릴산과 부틸아크릴레이트를 원료로 쓰는 모든 중소업체는 유럽연합(EU)의 REACH규정에 상관없이 수출이 가능하다. LG화학이 직접 등록을 추진하면서 REACH 본 등록을 위해 필요한 수 억 원의 비용을 중소업체들은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또 LG화학은 협력업체가 장기적으로 자생력을 확보해 세계 수준의 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신기술 개발 인력을 지원하고 전문 교육과정을 통해 다양한 기술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특히 LG화학 테크센터에서는 해마다 20회 이상 폴리머 프로세싱 스쿨(PPS)과정을 열어 플라스틱 관련 기본 지식부터 플라스틱 제품의 설계 및 개발 단계에서 부딪치는 문제점 해결 방법 등을 중소기업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테크센터 PPS과정은 2009부터 지난해 말까지 30여 회 이상 열렸으며 총 500개 협력업체들이 참석할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LG화학은 이 같은 상생 경영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LG화학 동반성장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중장기 동반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기업의 비전과 솔루션 파트너라는 슬로건에 LG화학의 상생 경영 의지가 들어 있다"며 "LG화학은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부응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업체와 장기적 협력 및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