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4ㆍ27 재보선 승리 이후 야권 통합 논의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 앞서 야권이 한나라당과 '1대 1 구도'를 만들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방정식이 이번 재보선에서 확인됐다는 논리에서다. 특히 경남 김해을의 국민참여당 패배와 맞물려 단계적 통합이나 연대방식보다는 야권의 대통합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주당 내 486그룹과 재야퍄, 친노그룹 등으로 구성된 진보개혁모임은 1일 대전에서 첫 워크숍을 열고 야권 대통합 방안을 논의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중심의 보수 결집효과가 있을 경우 야권의 후보 단일화 효과는 미지수"라며 "야권 단일정당을 만들면 수도권 3분의 2와 영남 20석 등 160개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12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10월께 당권경쟁이 시작되므로 9월 이전까지는 야권 통합의 윤곽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이같은 야권 단일정당을 목표로 하는 대통합론은 영화배우 문성근씨 등이 조직한 야권 단일정당 추진 단체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이 주장해 온 방식이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야권 단일정당론에 공감하고 있다. 그는 "한나라당에 맞서는 정파들이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하고 그 안에서 각 정파들의 독자성을 보장해 주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민주당 중심의 야권 단일정당 논의에 다른 야당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다른 야당에 백기 투항을 요구하는 '민주당 확장론'이란 것이다. 때문에 이들 정당은 '선(先) 진보진영 통합, 후(後) 민주당과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보완책으로 복지 동맹의 기치아래 하나의 큰 덩어리로 뭉치는 '빅텐트론', 한 정당 안에서 각 정파의 지분과 활동의 자율성을 명시하는 '정파등록제'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각 정파들이 단일정당 내에서 당권 경쟁을 하고, 득표율에 따라 각 정파의 총선 공천권 등을 배분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야권 단일정당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 민주당에서도 참여당과의 통합은 가능하지만 진보정당까지 아우르는 통합은 이념적 문제 등에서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편 진보신당 노회찬 전 대표는 "야권 단일정당은 선거 이후 지속하기 어렵다"며 '가설정당론'을 주장하고 있다. 선거에 앞서 한시적 가설정당을 만들어 각 정당의 당원들이 하루만 가설정당에 입당, 투표로써 단일후보를 선출하자는 내용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