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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LG 장내 아나운서로 복귀한 허지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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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LG 장내 아나운서로 복귀한 허지욱씨

입력
2011.05.0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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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타자 적토마 이병규!"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잠실구장 안에 울려 퍼지면 등장 음악과 함께 선수는 의기양양하게 타석에 들어선다. 3년 만에 돌아와 돌풍을 일으키는 프로야구 LG트윈스의 '신바람 응원'을 이끄는 반가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LG 트윈스 장내 아나운서 허지욱(33)씨.

허씨는 인터넷 편파방송 캐스트 안준모씨와 함께 이미 LG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 인사다. 농구와 축구, 배구까지 프로스포츠를 두루 섭렵한 허씨지만 LG와의 관계는 남다르다. 팀 성적이 꼴찌를 기록했던 2008년 잠시 LG를 떠났다가 세 시즌 만에'컴백'했다.

1회부터 9회까지 그라운드에서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지는 동안 관중석에서는 또 다른 볼 거리가 진행된다. 타고난 끼를 앞세워 이벤트와 각종 퀴즈, 게임으로 남녀노소 팬들을 아우르는 허씨의 무대 장악력은 '업계 최고'로 손꼽힌다.

5회 종료 후 클리닝타임 때 이뤄지는 '키스 타임'은 '허지욱표' 이벤트의 백미. 별안간 카메라에 클로즈업된 커플은 허씨의 집요한 종용으로 어쩔 수 없이 입술을 맞대곤 한다. 대부분 사전 신청을 받지만 돌발 상황이 팬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커플은 아니었는데 카메라를 들이대고 분위기에 어쩔 수 없이 여자분이 허락을 했죠. 한 달 뒤에 남자분이 연락이 와서 맺어줘서 고맙다며 식사를 대접하시더라고요. "지긋한 나이의 중년 커플도 "20년 만에 뽀뽀 한번 하시라"는 노련한 허씨의 멘트에 어쩔 수 없이 넘어간다. 허씨는 무려 여섯 커플의 결혼식 사회까지 볼 정도로 LG 팬 사이에 대단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매파'구실까지 하는 허씨 자신도 프로야구 덕에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비시즌 기업체와 대학교 행사에도 뛰는 허씨는 지난해 모 대학교 MT에 사회를 보러 갔다가 자신을 알아보는 LG의 여성팬과 인연이 닿았고, 8월 결혼에 골인했다.

경기 중 허씨가 하는 일은 사회만이 아니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오후 3시가 되기 전에 야구장에 나와 팬사인회, 축하공연과 시구, 애국가 소개를 진행하고 선발 투수와 라인업을 소개한 뒤 단상 위로 올라간다. 경기가 시작되면 1~3회까지 선수 소개, 4~6회까지 각종 이벤트 진행, 7~9회 경품 추첨, 경기 후에는 수훈 선수 인터뷰 등 숨돌릴 틈이 없다. 심지어 주차장의 '만차'안내까지 야구장 안에서 마이크를 잡는 일은 모두 도맡는다. "LG와 팬 여러분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힘든 일이죠. 야구장 안에서만큼은 저도 모르게 에너지가 솟아나는 것 같아요."

허씨는 사실상 국내 '1호'장내 아나운서. 그래서 자부심도 대단하다. 대학가에서 레크리에이션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는 대학선배인 김호겸 프로농구 안양 KT&G 사무국장의 눈에 띠어 농구단 장내 아나운서를 하다 2004년 LG로 영입됐다. 응원단장 외에 별도로 선수 소개까지 하는 사회자를 두는 구단은 LG가 유일하다. "2004년부터 5년간 LG를 맡았을 때 성적이 신통치 않아 저도 죄송했는데, 올해는 정말 팬 여러분과 함께 우승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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