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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손학규의 뉴 HQ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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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손학규의 뉴 HQ플랜

입력
2011.05.0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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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곳곳에서 '손학규' 얘기다. 4∙27 재보선 이후 달라진 현상이다. 특히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경기 성남 분당을 보선의 승리 직후 그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단박에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재보선 다음날 모노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14.9%까지 급등했다. 재보선 돌입 전 5~8%에 그쳤던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이다.

손대표의 '현재'는 이처럼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도 장밋빛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과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민주당 대표로 뽑힌 직후 손 대표의 지지율은 15%까지 육박했다. 컨벤션 효과(전당대회 등에 따른 일시적 지지율 상승)가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지지율은 다시 하향곡선을 그려 5%선까지 추락했다.

당시의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따른 사회의 보수화 기류를 드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은 손 대표 자신에게 있었다는 지적이 많다. 민주당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손 대표가 당의 핵심 지지층을 의식하다 보니 자신의 비전과 정치 노선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비난하면서 장외투쟁을 벌였지만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지지율 상승은 컨벤션 효과인가

손 대표는 30일 분당을 선거 자원봉사단 해단식에서 정권교체 목표를 제시하면서 "새롭게 혁신해 발전적인 대장정을 시작하자"고 호소했다. 목적지까지 끝까지 나아가려면 연료가 필요하다. 현실정치에서 그 연료는 지지율이다.

그러면 앞으로 손 대표의 지지율은 어떻게 될까.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난해 가을의 전철을 다시 밟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가 많다. 반면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이번 지지율 상승도 거품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손 대표가 지지율을 계속 끌어올리려면 먼저 노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 아직도 "손 대표가 그리는 사회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력서만 보면 그의 노선이 어떤 것인지 알기 어렵다.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그는 보수 정당 한나라당에서 요직을 지낸 뒤 민주당으로 배를 갈아탔다. 때문에 그의 노선이 개혁적 보수인지, 중도인지, 진보인지 헷갈린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민주당 대표 취임 이후 현안에 구체적 입장을 밝힌 적이 별로 없다. 분당을 선거에 나서기 전까지 집토끼(민주당 지지층)를 잡기 위해 강경일변도 전략을 택했을 뿐이다. 앞으로 대장정을 하려면 지지층에 구속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딜레마가 있다. 야권연대와 정치 노선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하는 문제이다. 손 대표가 말하는 '잃어버린 600만 표'를 찾아오려면 중도 쪽으로 우 클릭을 해야 하지만 진보 정당과 야권연대를 하려면 좌 클릭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고민거리가 있겠지만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드는 데 기여한 선거전략가 딕 모리스(Dick Morris)의 조언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모리스는 클린턴이 공화당의 일부 정책까지 수용하는 중도 노선을 제시해 승리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자기 당의 이념에 집착하지 말라"고 역설했다. 그는 <신군주론> 이란 책을 통해 "전통적으로 상대 정당의 텃밭이라고 여겨져 온 이슈들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의 노선과 상품 제시해야

노선을 분명히 한 뒤에는 비전과 정책 등을 내놓아야 한다. '손학규' 브랜드로 포장한 상품이 어떤 것인지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측근 의원의 주장처럼 '뉴 HQ(손 대표의 영문 이니셜)플랜'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여당의 유력 주자들도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들어갔다. 손 대표를 비롯한 야권 주자들도 대변신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내년 대선은 여야 후보 중 누가 승리할지 모르는 계가 싸움으로 전개될 것이다.

김광덕 정치부장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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