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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 거장 누르딘 파라 고대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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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 거장 누르딘 파라 고대 강연

입력
2011.05.0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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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식민 통치를 이겨낸 건 제 나라 언어를 잘 지켰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의 강인한 민족성이 외세의 영향력을 약화시킨 거죠."

소말리아 출신의 세계적 작가 누르딘 파라(66)는 2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인문(人文)으로 세계와 만나다'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대 민족문화연구원 국제한국학센터는 제2회 아시아ㆍ아프리카ㆍ라틴아메리카(AALA) 문학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초청, 한국학의 세계적 소통을 논했다.

무엇보다 서구제국들에 식민지배를 당한 소말리아는 우리의 역사와 맞닿는 부분이 있었다. 누르딘 파라는 소말리아인들의 탈식민적 자세를 주창하고 가부장적인 소말리아 사회를 비판하면서 조국과 갈등을 빚어 20여년을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망명생활을 한 작가였다. 사회상을 잘 반영한 그의 작품은 수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학교에 등교한 첫날 아랍어 번역문으로 알파벳을 배웠던" 식민지적 상황에서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강연을 열었다. 그는 "이것은 내가 말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언어로 코란을 읽고 암송하게 될 훗날을 위한 준비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 아주 드문 나라에 살면서 내 유일한 안식처는 책이었다. 이류 구전 시인이었던 어머니의 영향도 있었다"고 자신의 문학 근거를 소개했다.

이력이 보여주듯이 이날 그는 작가로서의 '정의'를 특히 강조했다. "나는 항상 내가 쓴 글 때문에 권위자나 당국자들과 불화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20대 초반에는 아버지와 의절했고, 30, 40대에는 독재 정권, 50대 중반에는 군벌, 60대가 된 지금은 소말리아에 이슬람 교도 국가를 설립하겠다는 광신도들과 싸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2년 전에 알게 된 미국 친구는 (내가 사는) 케이프타운을 방문할 때마다 나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려고 했다"면서 "한국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서야 오게 됐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대 박길성 문과대 학장은 "아프리카는 제국주의에 의한 식민 지배의 역사라는 기억을 공유하면서도 여전히 미지의 땅으로 남아있다"며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환기할 뿐 아니라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강연을 들은 문현정(19ㆍ정신여고 3년)양은 "해군 청해부대의 아덴만 작전 이후 소말리아와 해적에 관심이 많았는데, 작가의 방한 소식을 듣고 공부도 제쳐두고 왔다. 그의 작품을 찾아 읽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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