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브랜드 가운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품은 무엇일까. 한 해에만 수백억 병 이상 판매된다는 세계 최대의 청량음료 코카콜라를 떠올렸다면 정답이다.
코카콜라는 1886년 5월8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조그마한 약국을 운영하던 존 펨버튼 박사에 의해 처음으로 세상에 선을 보였다. 당시는 약국에서 음료수를 만들어 팔던 시절. 이런 저런 실험을 하다 우연히 시럽을 하나 발명한 펨버튼 박사는 이 시럽에 탄산을 섞어 전에는 맛볼 수 없었던 새롭고 상쾌한 맛을 발견했고 동료 경리 직원이었던 프랭크 로빈슨의 권유에 따라 '코카콜라'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나 펨버튼 박사를 비롯한 어느 누구도 이 5센트짜리 음료가 장차 태평양을 건너고 만리장성을 넘어 전세계 200여 개 나라에서 초당 1만여 잔을 마시게 되는 '탄산음료의 대명사'가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코카 잎과 콜라나무 열매의 혼합물이라 해서 만들어진 이름 코카콜라는 커다란 C자가 돋보이는 흘림체의 로고로 탄생해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다. 코카콜라가 정치 경제 문화의 차이를 넘어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남긴 데에는 병 디자인의 공헌을 빼 놓을 수 없다.
어두운 곳에서도 만져만 보고 쉽게 찾을 수 있는 허리가 잘록한 컨투어 병 모양의 디자인은 1915년 미 인디애나주 루트 유리공장의 디자인 담당자인 알렉산더 사무엘슨에 의해 개발됐다.
유리병공장의 공원 루드가 주름 치마를 입은 자기 애인의 몸매를 보고 디자인했다는 설도 있지만 사무엘슨이 기존의 밋밋하고 직선적이었던 병을 코코넛 열매의 흐르는 듯한 세로선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것이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정설이다.
붉은 바탕에 흰색의 상표로 대표되는 코카콜라에 의해 지금의 산타클로스 이미지가 탄생된 것도 흥미롭다. 음료 비수기인 겨울철에 소비를 늘리기 위해 고민하던 코카콜라는 1931년, 화가 선드블롬에게 의뢰해 붉은 색과 신선한 흰색 거품을 상징화한 지금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처음 등장시켰다.
수십 년에 걸친 마케팅으로 코카콜라의 산타는 세계인의 산타로 자리잡았고 이는 가장 성공한 감성 마케팅의 사례로 꼽힌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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