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교황 고(故)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諡福)식이 1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 광장에서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집전으로 거행됐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재임 중 한국을 두 차례나 방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 이날 86개국에서 온 각국 사절과 가톨릭 사제, 신도 등 100만명 이상이 시복식에 참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홍순 주교황청대사가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의 축하서한을 전달했다.
시복식은 요한 바오로 2세를 교회가 공경할 복자로 선포하는 것으로 성인이 되기 위한 전 단계다. 시복식은 2005년 4월2일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한 이후 절차가 시작돼 6년 만에 거행된 것인데 이는 가톨릭교회 역사상 가장 빠른 사례로 꼽힌다.
복자로 선포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적을 행했다는 것이 교회에서 인정돼야 하며 심사는 선종 후 최소 5년이 지나야 시작된다. 그러나 요한 바오로 2세의 경우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유예기간 규정적용을 면제했다.
또 베네딕토 16세는 1월 프랑스 수녀 마리 시몬 피에르가 요한 바오로 2세를 통해 파킨슨병에서 나았다고 밝힌 것을 기적으로 인정했다. 요한 바오로 2세를 성인으로 선포하기 위해서는 두 번째 기적 사례가 추가 입증돼야 한다.
AFP통신에 따르면 성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신도들은 요한 바오로 2세의 포스터를 들고 찬송가를 부르며 시복식을 축하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 12세 소년은 "밤을 샜지만 피곤하기보다는 너무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날 시복식에서는 생전에 채취한 요한 바오로 2세의 혈액이 공개됐고, 제대 앞에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유해가 안치됐다. 이에 앞서 30일에는 시몬 피에르 수녀가 신도들에게 "하늘에서 당신들을 바라보는 요한 바오로 2세가 행복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복식은 30일 전야 기도회, 1일 시복미사에 이어 2일 감사미사 순으로 진행된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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