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자율적으로 과목별 수업시간을 20%까지 증감할 수 있도록 한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올해 처음으로 초등 1, 2학년과 중ㆍ고 1학년에 적용되면서 서울시내 초등학교 5곳 중 4곳이 국어ㆍ수학 수업시간을 지난해보다 늘리는 등 학생들의 수업부담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런 현상은 강남구과 양천구 등 강남권보다 중랑구와 종로구 등 강북권에서 더욱 심했다.
서울시교육청이 1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보고한 ‘2011년 초교 과별ㆍ학년별 편성시간 현황’ 자료에 따르면 1, 2학년 국어ㆍ수학 수업시간을 지난해보다 늘린 초등학교는 476개교로 전체의 80.5%에 달했다. 반면 국어ㆍ수학 시간을 줄인 학교는 14곳(2.3%)에 불과했다. 전체 초등학교의 과목별 평균 수업시간는 국어가 453.3시간, 수학이 261.7시간으로 작년보다 각각 5.3시간, 5.7시간씩 늘었다.
국어ㆍ수학 수업시간 증가폭은 사립초교가 가장 컸고, 이어 국립, 공립 순이었다. 사립의 경우 1, 2학년 국어 수업시간이 평균 460.5시간으로 작년(448시간)보다 12.5시간 늘었으며, 수학 수업시간도 작년 256시간에서 올해 267시간으로 11시간 가량 증가했다. 국립은 수학 수업시간이 274.5시간으로 작년보다 18.4시간이나 늘었지만 국어는 445.5시간으로 2.5시간 줄었으며, 공립은 국어(452.8시간)와 수학(261.3시간) 모두 각각 수업시간이 3.8시간, 5.3시간씩 늘었다.
윤리와 사회, 과학 등을 가르치는 ‘바른생활’과 ‘슬기로운생활’은 수업시간이 소폭 감소했다. 서울 전체 초교의 1, 2학년 바른생활 및 슬기로운생활 평균 수업시간은 각각 126.0시간과 190.3시간으로 작년보다 평균 2시간씩 줄었고, 미술ㆍ음악ㆍ체육 등으로 구성된 ‘즐거운생활’(385.4시간)은 수업시간이 1.4시간 늘었다.
국어ㆍ수학 편중 현상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권보다는 강북권 학교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공립초교의 과목별 수업시간을 살펴본 결과 올해 초교 1, 2학년 국어ㆍ수학 수업시간이 가장 많이 편성된 자치구는 중랑구(721.1시간)로 작년(704시간)보다 평균 17.1시간이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종로구(719.8시간), 강북구(717.9시간), 동대문구(717.8시간), 용산구(716.8시간), 도봉구(716.0시간), 관악구(715.9시간), 성동구(715.7시간) 순이었다. 하지만 서초구는 710.5시간으로 25개 자치구 중 국어ㆍ수학 수업시간이 가장 적은 축(23위)에 들었고, 강남구(710.9시간), 송파구(713.2시간), 양천구(714.9시간) 등도 13~21위로 중하위권이었다. 국어ㆍ수학 수업시간이 작년보다 줄어든 자치구는 한 곳도 없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여건이 다소 떨어지는 지역 학교들이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어ㆍ수학 시간을 적극적으로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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