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21ㆍ고려대)가 13개월 만의 복귀전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1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기대했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세계수준에 뒤떨어지지 않았음을 확인했고 메달을 목에 걸면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도 힘을 보탰다.
김연아는 지난 29일(한국시간) 쇼트프로그램 65.91점(1위)과 30일 프리스케이팅 128.59점(2위)을 더해 194.50점으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금메달은 195.79점의 안도 미키(일본ㆍ24).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로 불렸던 아사다 마오(일본)는 172.79점에 그쳐 6위에 그쳤다.
김연아의 194.50점은 지난해 2월 밴쿠버동계올림픽 때의 역대 최고점인 228.56점에는 못 미치지만 2008년 10월 그랑프리대회(193.45점) 때와 비슷하고 지난해 3월 토리노세계선수권 때의 190.79점보다 높은 점수다.
30일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프리스케이팅 12개 과제를 수행한 김연아는 특히 2, 3번 과제가 아쉬웠다.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쇼트프로그램에서와 달리 완벽하게 해낸 김연아는 이어 시도한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에서 더블 토루프를 제대로 못 뛰었다. 2회전 점프를 1회전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기본점 5.60점이 4.60점으로 깎였다. 김연아는 세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도 1회전으로 넘겼다. 5.30점이었던 기본점이 0.50점으로 단숨에 깎였다. 두 과제에서 기본점만 받았어도 10.90점을 얻을 수 있었던 김연아는 5.10점을 받는 데 그치고 말았다. 초반에 5.80점을 잃고 시작한 셈. 기본점만 지켰어도 김연아의 총점은 200.30점으로 찍힐 수 있었다.
그래도 김연아는 이후 평정심을 되찾고 가산점 행진을 펼쳤다. 아쉬운 점은 가산점 대부분이 1점을 넘지 않았다는 것. 우월한 점프와 압도적 비거리로 유명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도 가산점은 고작 1.60점이었다. 1점 이상 가산점의 경우 김연아가 3개 과제에 그친 반면 안도는 무려 5개 과제에 이르렀다.
김연아는 밴쿠버올림픽에서 가산점만 17.4점을 받았다. 이 중 2.00점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포함해 무려 4차례. 그러나 밴쿠버 때와 다를 바 없었던 첫 점프에서의 낮은 가산점이 말해주듯 올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를 거른 김연아에게 유독 가산점이 인색했다는 인상이다. 애당초 규정 개정 탓에 쇼트프로그램 5.70점, 프리스케이팅 4.27점의 손해를 감수하고 나선 대회였다. 김연아는 은메달 상금 2만7,000달러(약 2,900만원)를 일본 도호쿠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유니세프에 기부하기로 했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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