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아프간 전쟁의 이유가 됐던 오사마 빈 라덴이 1일(현지시간) 사살되긴 했지만 전쟁이 끝날 기미는 없다. 당장 미군의 사기는 올라가고 탈레반 세력은 구심점을 잃었지만 전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11년 9월11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공격 받던 날, 미군의 대테러전은 시작됐다.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그 해 10월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던 아프간의 주요 군사 시설에 토마호크 미사일 50기를 발사하는 것으로 아프간전을 시작했다. 이어 12월22일 연합군은 반(反)탈레반 정권인 과도정부를 수립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탈레반은 산악 깊은 곳으로 숨어 들었고 게릴라전을 시작했다. 미군은 역사상 최악의 전쟁이었던 베트남전(103개월)보다 더 긴 116개월 동안 전쟁을 수행했지만 탈레반을 완전 제압하진 못했다.
희생자도 기하급수로 늘었다. 아프간전 초기인 2001년만 해도 미군 전사자는 12명에 불과했다. 2002년 역시 49명 전사에 그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는 급증, 지난해 499명,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120명이 숨지는 등 2001년 이후 미군 1,566명이 전사했다.
탈레반의 급조폭발물(IED) 공격에 군인들이 숱하게 희생됐고 미군 등의 오폭으로 아프간, 파키스탄 민간인이 희생되면서 여론도 악화했다. 미국 내에서도 전쟁 회의론, 조기 철군론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2009년 12월 오바마 대통령은 병력 증파를 결정함과 동시에 2011년 7월부터 병력을 철군, 2014년까진 아프간전을 끝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3만명의 미군이 증파돼 총 10만명이 아프간에 시한부로 주둔하고 있다. 미군은 탈레반을 인구 밀집지역에서 몰아내 치안을 안정시키면서 아프간 정부군을 훈련시켜 작전권을 넘긴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보안군을 육성하고 있지만 아프간 정부의 뇌물 수수, 부패 등으로 제대로 된 군대가 조직되지 않고 있다. 탈레반이 군 내부에 침투하기도 했다. 최근 발생한 칸다하르주 사르포자 교도소의 탈레반 대량 탈옥 사건을 봐도 아프간 정권의 허술함은 그대로 확인된다. 때문에 미군이 철수 시한을 늦출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물론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 "지난 겨울 사이 탈레반의 공격이 급증하긴 했지만 핵심 지역에서 영향력을 상실하면서 사기도 떨어지고 있다"는 미 국방부 문서를 공개했다. 하지만 탈레반이 베트남전의 베트콩처럼 미군 철수 이후만 기다리며 몸을 낮추고 있을 뿐이라는 관측도 많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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