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기억과 미지에 대한 동경을 그림으로 그리는 서양화가 유선태(54)씨의 개인전 ‘말과 글_자전거 타는 사람’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그에게 말은 동양화를, 글은 서양화를 뜻한다.
작품에는 사과 이젤 저울 액자 나무 사다리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가 등장한다. 각 오브제는 모두 상징성을 띤다. 가령 사과는 인간이 행한 저항의 의미를 지닌 아담과 이브의 사과자 삶과 죽음의 경계나 중력의 법칙을 상징하기도 한다. 박미연 큐레이터는 “이런 오브제들이 추상적 배경 안에서 물질과 비물질 사이의 묘한 균형점을 찾으며 예술적 상상력을 더해 준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에는 자전거 탄 작가가 조그맣게 곳곳에 배치돼 있다. 작가는 예술을 큰 의미에서 하나의 숲으로 바라보고, 숲을 마음껏 유람하는 작가 자신이라고 봤다. 그의 말 대로 “자유분방한 예술가의 상상력으로 인류의 소산인 예술, 즉 큰 숲을 여행하는 심상 풍경에 대한 은유”다.
그간 보여 줬던 ‘말과 글’ 시리즈가 동양적 정서를 가지고 서양화의 기법을 사용하는 정체성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근작은 일상적 풍경에서 사물의 의미와 개념을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구현했다. 전시는 29일까지. (02)720_1020
강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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