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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자회사 많은 지주사 "생큐 IF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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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자회사 많은 지주사 "생큐 IFRS"

입력
2011.05.01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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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되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가 잇따르면서 ‘IFRS 효과’가 하나 둘 눈으로 확인되는 상황. 전문가들은 감사보고서가 아닌 실적 공시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실적이 크게 변동했는지 알기 어려운 만큼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량 자회사 보유 지주사 유리

IFRS는 자회사들의 실적을 반영하는 ‘연결 재무제표’를 사용한다. 특히 전에는 연결 재무제표를 사용하더라도 자회사의 지분율대로 수익을 반영했지만 지분율 50%가 넘는 자회사에 대해서는 수익을 모두 합산하기 때문에, 우량 자회사를 많이 보유한 업체들이 ‘IFRS 수혜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우량 자회사를 보유한 지주사가 가장 주목 받는다. 정규봉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실트론ㆍ서브원ㆍLG CNS 등 비상장 우량 자회사를 많이 보유한 LG를 IFRS 수혜주로 꼽았다.

하지만 예전과 ‘종속회사’의 개념이 달라졌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전에는 지분율 30%를 초과하고 최대주주인 자회사를 종속회사로 연결했지만 IFRS에서는 이 지분율 기준이 50%로 높아졌다. 따라서 주요 계열사라도 연결에서 빠지는 곳이 많아진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카드(지분율 35%)가 제외되고 지주회사 LG도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이 무더기로 연결 대상에서 빠진다. 최근 현대백화점이 우량 자회사인 현대DSP를 흡수합병키로 한 것도 IFRS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은행주 수혜, 건설사 불리

최근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보다 대폭 향상된 실적을 발표했다. 국민은행의 올 1분기 순이익은 7,40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2.3%나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도 5,07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4% 늘었다. 기업은행은 직전 분기보다 순익이 112.2%나 급증했고 하나은행은 2007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순익이 4,000억원을 넘었다.

하지만 이렇게 크게 개선된 실적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았다. 상당 부분 ‘IFRS 도입 효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은행들은 대출채권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등급으로 나눠 금융감독원이 정한 일정 비율을 곱해 충당금을 쌓았다. 하지만 IFRS가 적용된 올해부터는 과거 평균 손실률(경험손실률)을 기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다. 보통 경험손실률이 금감원 권고기준보다 낮기 때문에 추가적인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반면 건설업은 피해가 예상된다. 건설업은 선분양 관행에 따라 그동안 공사 진행률을 고려해 수익을 단계적으로 반영해왔지만, 앞으로는 완공 시점에 한꺼번에 수익을 반영해야 한다. 시공사가 지급보증하는 시행사의 PF 대출이 건설사의 충당부채로 반영되는 것도 악재다. 예전에는 시공사 지급보증을 주석에만 공시하고 보증채무 이행 가능성이 매우 높은(80% 이상) 경우에만 충당부채로 인식했다. 하지만 IFRS에서는 지급보증약정의 공정가치를 평가해 금융부채로 계상하고, 보증채무 이행가능성이 50% 이상이면 충당부채로 본다. 이에 따라 건설사의 부채비율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보고서 확정 전까지 투자자 혼란 가중될 듯

회계기준 변경으로 수익이나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주가 수준을 평가하는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투자지표들이 바뀔 수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기존 개별재무제표에서는 계열사 이익을 지분율만큼 반영했지만, IFRS 연결재무제표에서는 지분율이 50%를 웃도는 자회사에는 순익을 모두 합산하기 때문에 실제보다 이익이 불어날 수 있다.

감사보고서에서는 ‘지배주주지분 순이익’과 ‘비(非)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으로 나눠 기재되지만, 먼저 발표되는 실적 예상치에서는 이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 이익 전망을 과대평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회사 측 주석을 주의 깊게 봐야 하고, 분석 역량에 따라 애널리스트들도 크게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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