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 뉴스]
주역급 발레리노를 키우기 힘든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병역 문제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2008년 병역특례 대상 대회를 갑자기 바꾸면서 병역특례 혜택을 받는 발레리노 숫자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문화부는 동아무용콩쿠르 서울무용제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발레부문 금상 이상 수상자에 주어지던 병역특례를 2008년 모두 폐지하고, 유네스코가 인증한 15개 국제대회로 대상 대회를 바꿨다. 문화부 관계자는 "음악 등 타 예술장르에 비해 발레 분야의 병역특례자가 많아 형평성 차원에서 취해진 조치"라며 "한국무용협회와의 협의에 의해 인정 대상 대회를 새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로 특례 인정 대상이 된 국제콩쿠르 15개 가운데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는 2개(서울국제무용콩쿠르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에 불과하며, 나머지 12개는 모두 해외에서 열린다. 이들 외국 콩쿠르에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무용수가 참가하기는 어렵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도 이전과 달리 모두 국제대회여서 국내 무용수가 수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문화부에 따르면 발레 분야 병역특례자는 인정 대상 대회가 바뀐 2008년 이전 매년 10명 내외에서 이후 5명 내외로 줄어들었다.
문화부가 유네스코 인증을 특례 인정 대회의 기준으로 삼은 것도 의혹투성이다. 문화부와 병역특례 인정 대상 대회를 협의한 무용협회 간부는 유네스코 산하의 국제극예술협의회(ITI) 한국 대표다. 유인촌 당시 문화부 장관은 TV 탤런트가 되기 전에 이 간부가 운영하는 무용단에서 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2개 특례 인정 대회 가운데 한 개의 총감독은 이 간부의 제자가 맡았다. 협회는 이 두 대회의 공식후원자다.
이에 대해 협회 간부는 "유 전 장관이나 새로 병역특례 대회로 인정된 한 콩쿠르의 총감독과 사제 관계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시 협의는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을 비롯한 다른 무용계 인사들과 문화부에 모여 함께 한 것이지 개인의 독단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