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은 온통 세계 랭킹 3위 김연아(고려대)와 세계 랭킹 6위 아사다 마오(이상 21ㆍ일본)의 라이벌전에 쏠렸지만 정작 강력한 경쟁자는 안도 미키(24ㆍ일본)였다.
29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벌어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1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강자들이 몰린 5조 경기가 시작되자 장내가 술렁였다.
첫 번째 순서는 안도 미키. 세계 랭킹 4위 안도는 별다른 실수 없이 연기를 끝내 65.58점으로 중간 선두를 탈환했다. 이후 알리사 시즈니(미국), 키이라 코르피(핀란드), 레이철 플랫(미국)에 이어 아사다 차례. 비장한 표정으로 얼음 위에 선 아사다는 그러나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부터 꼬였다. 연습 때부터 제대로 안돼 연기 직전까지도 동작을 반복한 트리플 악셀이었지만 회전수가 부족했다. 다른 점프도 마찬가지. 자신감이 떨어져 보였고 이는 곧 속도감이 현저히 떨어지는 불안한 점프로 이어졌다. 결국 아사다는 58.66점으로 쇼트프로그램을 끝냈다.
아사다에 이어 마지막으로 연기한 김연아도 첫 점프는 불완전했다. 그러나 대처 능력은 판이했다. 아사다가 연기 내내 보는 이를 가슴 졸이게 했다면 김연아는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넘겼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에서 트리플 러츠를 제대로 못 뛰어 트리플 토루프를 건너뛸 수밖에 없었다. 김연아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점프였기에 충격이 클 만했다. 그러나 김연아는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플립을 트리플 플립과 더블 토루프로 바꿔 뛰었다. 순간적인 판단이었지만 몸은 생각대로 반응했다. 결국 김연아는 기본 5.30점인 트리플 플립에서 기본 6.30점에 가산점 0.9점까지 얻었다. 순간적인 재치로 원래보다 무려 1.9점을 더 받은 것이다. 숨가쁜 연기를 마친 뒤 받은 점수는 65.91점. 1위였다. 안도와의 점수차는 0.33점. 2009년 LA세계선수권 이후 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는 김연아에게 이제 최대 경쟁자는 아사다가 아닌 안도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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