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물밑에서 치열한 조직 다지기와 세 불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노총 모두 대외적으로는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간부들에게 복수노조제도 교육을 하고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달 초 단위노조 대표자 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수련대회를 열고 “공격적인 조직확대로 복수노조 국면을 돌파하자”고 결의했다. 복수노조가 허용되지만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야 하는 만큼 교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직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미조직 노동자들의 조직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연초 홍익대 청소노동자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뒤 민주노총 산하 공공노조는 청소노동자 노조가 없는 대학들에 대한 노조설립을 올해 주요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산하 민간서비스연맹도 최근 유통업계의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사업 확대를 결의했다.
한국노총도 뒤지지 않는다. 산하 교육원의 기본교육프로그램에 복수노조 과목을 신설했고 2개월 동안 전국단위 노조대표자 워크숍을 열어 복수노조 시행으로 나타날 법적, 조직적 문제에 대한 예상 시나리오를 교육했다. 지난 2월 취임한 이용득 위원장은 특히 간부들과 현장의 소통복원이 복수노조시대의 경쟁력강화라는 점을 강조하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취임직후 여의도 본부의 건물배치도 바꾸었는데 각각 다른 층으로 나뉘어있던 임원실과 사무국을 같은 층으로 합쳤다.
일부 지역에서는 두 노총이 조직확대 과정에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 27일 140일만에 타결된 전북 전주지역 버스노조 파업은 지난해 11월 한국노총 전북자동차노조에 소속돼 있던 560여명의 버스운전사들이 한국노총을 탈퇴해 민주노총 운수노조에 가입하면서 촉발됐다. 파업기간 중 두 노총 조합원들은 상대가 운행을 방해하고 노조원에 대한 협박과 폭행을 가했다며 비난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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