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공단)이 최근 창립 22주년을 맞았다. 공단은 88서울올림픽 개최 이듬해인 1989년 체계적인 엘리트 체육 지원과 국민체육진흥기금 조성을 위해 그 첫발을 내디뎠다.
공단은 지난 해까지 3조원 이상의 기금 지원을 통해 엘리트 선수 지원뿐 아니라 생활체육과 학교체육 활성화, 국내 개최 국제대회 지원, 스포츠산업 육성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 최근에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체육활동과 스포츠관람을 지원하는 '스포츠 바우처'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공단은 특히 지난해 10월 정정택 이사장이 취임한 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정 이사장은 취임 후 두 달만에 대규모 인사를 통해 공단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한편 체육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스포츠토토에 대한 레저세 부과를 백지화시켰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 집무실에서 만난 정 이사장은 지난 6개월간의 가장 큰 성과로 조직 체질 개선과 레저세 부과 철회를 꼽았다. 그는 "처음 취임했을 때만 해도 조직이 어딘지 모르게 정체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가장 먼저 인사 평가 방식을 개선, 일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직원들의 애사심을 고취하기 위해 공단가도 새롭게 만들었다. 가수 조용필의 명곡 '허공'을 만든 정풍송씨가 직접 작사ㆍ작곡했다. 가사도 쉽고 따라 부르기도 좋아 직원들이 시무식 등 자체 공식행사에서 꼭 부른단다.
지난 해 12월에는 공단 사상 최대 인사를 단행했다. 공단 정규직 750명 가운데 200명이 자리바꿈을 했다. 정 이사장은 "인사의 공정성과 보안을 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출신지역과 친소관계를 떠나 능력 있는 사람을 최대한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인사가 공정하게 이뤄지다 보니 내부적으로 동요와 반발도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내가 경상도 출신이어서 직원들이 처음에는 호남 출신들이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걱정했지만 사심없는 인사를 통해 오히려 이들이 중요 보직을 맡게 됐다."
지난해 공단이 지원한 체육기금 규모는 총 5,295억원. 올해는 20% 이상이 늘어난 6,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 이사장은 "늘어나는 기금 지원을 위해서도 공단 사업을 더욱 내실화 해야 한다. 또 스포츠산업 발전 지원 등 신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기금이 고갈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우려다. 그는 주무부처인 문화부와 협조를 통해 스포츠토토 종목을 확대하는 복안도 구상하고 있다. 물론 도박중독 예방과 건전화 유도 예산도 더욱 늘릴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정 이사장은 "남은 임기에 체육계가 한 자리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공간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체육회 가맹단체의 60% 정도만이 올림픽 회관에 들어와 있다. 체육계가 단합할 수 있는 센터 건립 등을 정부, 체육회와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이승택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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